최근 자산시장의 투자심리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시중 자금이 주식과 부동산 시장으로 이동할 조짐도 포착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이 지난 7월 크게 늘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달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최근 증권시장의 테마주 급등에 투자자들이 빠르게 대응하면서 코로나 폭등기에 포모증후군(FOMO·Fear Of Missing Out)을 겪은 소비자들이 동요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연착륙 기대감 또한 확대되고 있다. 대출 규제 완화 등 유동성이 꾸준히 공급되고 주요 지표들이 점차 안정세를 띠고 있다. 전국의 주택 매매 거래량이 2분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 입주율이 오르고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 6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주요 입지의 새 아파트 청약에도 수요가 몰리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국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평균 11대 1, 서울은 49.5대 1로 높아졌다. 규제지역이 풀리고 거래제한과 대출 규제가 완화되면서 투자성이 우수한 서울 지역의 청약자가 크게 늘었다.

지난 달 1순위 청약에 나선 서울 용산 호반써밋은 평균 162.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타입에서 마감됐고, 8월 초 청약 접수를 진행한 자양동 롯데캐슬에는 4만여 명이 지원했다. 6월 말 흑석동에서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는 무려 93만여 명이 몰리기도 했다. 말 그대로 청약열기가 뜨겁다.

새 아파트 분양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데도 청약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분양 가격 상승 때문이기도 하다. 건자재 가격 인상과 인건비 증가 등 건축비용이 상승하면서 분양가격이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금 사는 게 낫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주요 지표들이 안정세를 띠면서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건설투자와 공급이 줄어든 점도 원인이다. 올 상반기 주택 인허가와 착공이 줄고 아파트 일반분양이 지연된 경우는 늘었다.

8월 한 달간 전국 새 아파트 분양계획은 올해 들어 가장 물량이 많고, 입주 예정 물량은 동월 대비 7년 만에 가장 적다. 아직은 변동성이 남아있는 부동산 시장을 볼 때, 안정성을 추구하는 주택 투자자들이 입지가 우수한 새 아파트에 집중하면서 청약 인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희소가치가 높아진 고급형 중대형아파트에 늘어난 관심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입지와 상품성을 따져봐야겠지만 청약열기가 지속되면 아직은 상당량 남아있는 미분양 아파트에도 관심이 예상된다.

유의할 점은 리스크 요인이 남아있고 청약시장에도 양극화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글로벌 유가 등 물가 변동성이 남아있고 금리상승에 따른 대출 연체 리스크가 커졌다. 부동산 주택 시장의 거래 자체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최근 담보대출이 다시 증가하면서 가계부채 위험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서울 수도권의 수요 심리 회복세에 비해 지방 도시에서는 아직 아파트 거래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등 침체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청약시장의 수요 관심과 인기 역시 입지가 우수하고 분양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투자성이 높은 사업장에 쏠리는 상황이다.

횡보장 이후 회복기를 염두에 둔 주택 투자를 결정할 때 입주까지 시간이 있는 새 아파트 청약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다만 입지와 상품성을 따지고 적정한 분양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향후 수급을 고려한 지역 선택이 당분간 청약 투자자들의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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