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표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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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금융감독원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

증권사 PF 대출 연체율이 금융권 중 가장 높은 데다가 해외 부동산 관련 투자손실 문제가 반복되면서 부실화 우려가 지속된 데 따른 것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8월 말에서 9월 초 증권사 4곳의 CEO들을 불러 개별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크고 리스크 관리가 취약한 증권사들을 면담 대상으로 선정한 뒤 해당 증권사의 수장을 직접 만나 PF 관련 위기인식을 공유했다.

면담 과정에서 증권사들은 각 사가 처한 입장을 설명하는 한편, 금감원은 당국의 문제인식을 전달하고 리스크 관리 강화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CEO 면담은 지난 7월 말 금감원이 주최한 증권사 임원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예고된 바 있다.

당시 금감원은 국내 증권사 10곳의 기업금융(IB)·리스크 담당 임원들과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 방안을 논의했는데, 리스크 관리가 취약한 증권사에 대해선 CEO 개별면담과 함께 집중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회사의 최고경영자들이 감독당국의 우려나 문제인식을 공유해야지만 리스크 관리에 좀 더 철저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면담이 진행된 것"이라며 "경영진은 리스크 관리에 경각심을 가져야 하며 필요하다면 추가 면담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증권사 CEO들과 개별면담까지 진행하는 건 반복되는 부동산 PF 부실 문제가 증권업 전반의 유동성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브리지론을 중심으로 부실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 부동산 관련 투자손실 문제가 연이어 터지면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실정이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이 집계한 올해 6월 말 기준 증권사 PF 대출 연체율은 17.28%로, 3월 말에 비해 1.40%포인트(p) 상승했다. 은행(0.23%), 보험(0.73%), 저축은행(4.61%) 등 다른 금융업권에 비해 연체율이 월등히 높다.

증권사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3월 말 27조1천억원에서 6월 말 28조4천억원으로 3개월 만에 1조3천억원 증가했다.

다만 증권사 PF 대출 연체율 상승폭이 둔화세로 접어든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지난해 말 10.38%까지 치솟았던 연체율은 3월 말 15.88%로 5.20%p 올랐는데, 6월 말 기준 3월 말 대비 상승폭은 1.40%p에 그쳤다.

당국은 증권사의 연체대출 규모는 6월 말 기준 9천억원으로, 증권사 자기자본(78조2천억원) 대비 1.2%에 불과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향후 금감원은 증권사의 PF 대출과 관련한 충당금 설정이나 부동산 익스포저 평가 적정성을 수시로 점검할 예정이다. (투자금융부 온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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