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에 "롱온리펀드 영향 적어·문제 해결되면 정상화"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네덜란드의 글로벌 자산운용사 로베코는 지속가능성 투자로의 변화 수혜를 향후 아시아와 같은 신흥국(EM)이 누릴 것으로 내다봤다.

조슈아 블레이즈 크랩 로베코 APAC 운용 헤드는 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적으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도입 등 다양한 규제 영역 변화 속 지속가능성 전환의 핵심은 에너지"라며 "태양광, 풍력, 전기자동차(EV)에 대한 변화가 예견돼 있는데, 공급망은 아시아 지역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의 인구와 개발 현황을 고려할 때 아시아는 지속 가능한 투자의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1929년 설립된 로베코는 지속 가능한 투자를 추구하는 글로벌 운용사로 유럽 최대 뮤추얼펀드 중 하나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로베코는 1천810억유로(약 258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고, 이 중 1천780억유로(253조원)를 ESG(환경·사회적 책무·거버넌스) 통합에 투입한다.

로베코는 벤치마크인 미 국채금리 10년물 기준 4~5%대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지속가능성 투자 측면에서 다른 기회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지속 가능성 트렌드가 계속해서 시장의 주류로 나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 감독 당국이나 증권거래소가 조처하면서 전환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봤다. 규제 당국과 기업, 투자자 3박자가 모두 집중하고 있는 영역이라는 것이다.

전반적인 아시아 시장의 밸류에이션은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주식 시장은 인공지능(AI) 공급망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미국 동종업계 기업들과 밸류에이션 격차가 특히 벌어지고 있다고 봤다.

크랩 헤드는 특히 전기자동차 시장에서도 투자 기회가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한국은 글로벌 경제에 대한 통합도가 높아 미국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악화한다면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아시아 시장이 에너지 전환 경제의 핵심인 만큼 기회를 계속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에너지 전환에 있어 인도네시아와 같은 지역은 현재 대부분 전력을 석탄 화력발전소로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랩 헤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아시아 지역에서 발을 빼지 않고 아시아 전담 인력을 늘렸다"며 "지속가능성 전환 추세 속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수익을 잘 낼 수 있는 방법을 지속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금융당국의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크랩 헤드는 "롱온리펀드이기에 공매도 금지 여부가 로베코의 투자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며 "시장 메커니즘 옹호자로서 바람직하지 않은 행위를 한 주체들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시장은 정상화되는 수순으로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당국에서 (공매도 금지) 결정을 한 것은 시장 참여자 중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했던 주체들이 있는 데 따른 걸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대체투자에 대해 조심스러운 전망도 했다.

대체투자는 시가 평가로 인한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성으로 장기보유의 혜택이 있다고 봤다. 다만 과거 대비 높은 금리는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크랩 헤드는 "벤치마크가 5%라 과거 0% 수준 대비 절대수익을 얻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며 "대체투자는 레버리지를 일으키는데, 이 또한 과거 0%에서 현재 5%로 비용으로 올라 사면초가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자산운용사 '로베코(ROBECO)'
[로베코 공식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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