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교보증권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등 대형 증권사로의 도약에 가장 적극적인 중소형 증권사다.

교보증권은 종투사 라이선스를 취득한 후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에도 나서 대형증권사 진입을 위한 작업을 착실히 이행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지난 상반기 목표로 삼았던 2029년 자기자본 3조원 달성도 더욱더 앞당겨질 예정이다. 여기에는 최대 주주인 교보생명의 강력한 자기자본 증대 등 지원 의지도 내재해있다.

◇ 최대주주의 강력한 자본확대 의지…3년간 4천500억원 유상증자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교보증권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자기자본은 1조8천666억원이다.

종투사 인가 조기 추진을 위해 지난 8월 2천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이사회에서 결의됐다. 최대 주주인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다.

이를 통해 교보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3분기(1조4천788억원) 대비 26%가량 증가했다. 전 분기(1조6천179억원) 대비로는 15% 수준으로 늘었다.

교보증권이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지난 2020년 6월 단행된 2천억원 규모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교보증권의 자기자본은 전 분기(9천437억원) 대비 2천억원 증가한 1조1천437억원으로 늘어났다. 단번에 자기자본 1조원 클럽에 진입했다.

시장의 반응은 즉각 이뤄졌다. 한국기업평가는 교보증권의 신용등급을 약 2달 뒤 '안정적'(A+)에서 '긍정적'(A+)으로 상향했다. 2020년 말에는 영업용순자본비율과 순자본비율(NCR) 상승 등에 힘입어 신용등급이 'AA-'로 상향되기도 했다.

교보증권은 이번 증자 자본을 핵심 사업 부문인 IB, 세일즈앤트레이딩(S&T)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사 위주의 영업 경쟁이 치열한 만큼 벤처캐피탈(VC), 자기자본투자(PI)를 비롯해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와 디지털금융 등의 사업에도 배분해 투자할 계획이다.

종투사 인가를 취득하면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는 프라임브로커리지 서비스(PBS)를 비롯해 자기자본 200% 한도로 기업신용공여를 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비상장주식 중개와 대고객 일반환전이 가능해진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은 자기자본 200% 한도의 발행어음 업무를 영위할 수 있다.

교보증권이 종투사 조기 취득을 천명한 데는 종투사에 몰아주는 제도적 이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외화 일반환전을 비롯해 종투사 위주로 돌아가는 제도 변화가 사세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게 만든 것이다.

최대 주주인 교보생명보험의 지원 능력과 지속적인 증자로 계열지원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교보증권의 자본 확대에 가속을 불러일으킨다.

교보증권은 교보생명의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과 연계한 VC 투자를 확대하는 등 그룹사간의 시너지도 모색하고 있다.

◇ 종투사 진입 시기 앞당겨지나…RCPS 발행·순이익 증가 모색

지난 상반기 기업설명(IR)에서 교보증권은 향후 2029년을 목표로 자기자본 3조원 돌파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자기자본 확충 노력이 더욱더 가시화된다면 진입 시기는 더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향후 자기자본 1조원 이상을 추가 확대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상장전환우선주(RCPS) 발행과 순이익 증가를 통한 자본확충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본확충력이 개선되며 사업 기회가 확대되는 점은 증권업계 내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요소로 작용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4일 교보증권에 관해 "늘어난 자본을 활용한 영업활동으로 영업순수익 시장점유율도 상승할 것"이라며 "사업무분 다각화를 통해 최근 3개년 평균 영업순수익 커버리지가 160.3%에 이르는 등 유상증자와 더불어 꾸준한 이익축적으로 영업용순자본 비율 등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작년 대비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감소세다. 올해 3분기 교보증권의 누적 순이익은 599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47억원 대비 7%(48억원)가량 감소했다.

이는 교보증권이 올해 상반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한 손실 충당금을 늘리며 2분기 적자 전환된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교보증권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손실 충당금은 285억원이었지만, 지난 2분기 684억원으로 약 4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3분기에는 운용수익이 증가하고 채권 보유자산 평가이익 회복되며 당기순이익 12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핵심사업 영역인 IB와 S&T사업, 신성장동력인 토큰증권, 탄소배출권, 디지털자산 사업 등 영업경쟁력 강화로 순이익 창출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
[촬영 이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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