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겨울은 스토브리그의 계절이다. 약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강화하고자 구단들은 능력 있는 선수들을 물색하거나 콜업(내부 승격) 및 포지션 변경 등으로 내부 정비에 나서는 시기다.

자산운용사도 다르지 않다. 연말 영입전에 나서거나, 조직을 가다듬어 내년 사업 구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내년 역시 업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운용사 간 수익 희비를 가를 분기점으로 업계는 보는 분위기다.

29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이달 초 유가증권부문 산하 에쿼티운용본부장으로 조일웅 본부장을 선임했다.

조일웅 본부장은 주식 운용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15년 넘게 주식형 펀드를 운용했던 그는 '디스커버리',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 등 간판 펀드를 운용했다.

목표했던 수익률을 달성하면 자유롭게 환매가 이루어지는 목표전환형 펀드를 여럿 운용하기도 해 시장 상황에 대처하는 면모도 보였다.

이번 영입을 기점으로 주식 AUM 확대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운용의 운용자산(AUM) 규모는 103조 원인데, 여기서 주식 AUM 규모는 전체의 8% 정도다. 주식 운용이라는 기본기를 강화해 관련 AUM을 늘린다면 수익 다변화를 도모할 수 있게 된다. 운용 보수 역시 주식형 펀드가 상대적으로 높기도 하다.

신한자산운용 역시 오태호 삼성자산운용 OCIO컨설팅본부장을 영입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20년 넘게 기금 관련 업무를 맡았던 오 본부장은 신한운용에서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방폐기금) 관련 본부를 내년부터 지휘할 예정이다.

이로써 신한운용은 외부위탁운용관리(OCIO)와 관련해 두 개의 본부를 갖추게 된다. 기존 OCIO본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위탁자금을, 오 본부장이 맡는 본부는 방폐기금을 전담하게 된다.

오 본부장의 영입으로 신한운용은 방폐기금 수성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신한운용은 방폐기금 재간접 위탁운용사로 선정돼 오는 2025년 7월까지 1조3천억 원의 기금 운용을 맡는다.

위탁운용사 재선정까지 기간이 남아 있으나, 그동안 관련 인프라 구축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신한운용은 최근 조직을 소폭 개편했다.

조직 정비로 전열을 가다듬은 곳들도 있다.

삼성운용은 후속 인사로 하지원 부사장을 ETF사업부문장으로 선임했다. 기존 ETF사업부문장인 김영준 상무는 비즈니스 자문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책임 임원을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승격해 ETF 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연장선상에서 뉴욕 법인 역시 ETF사업부문에 편입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도 올해 4분기 ETF투자본부를 니콜라 시몽 NH아문디운용 부대표 직속으로 뒀다. 이전에도 아문디와 함께 상품을 출시했던 NH아문디운용이었는데, 부대표 직속 부서가 되면서 관련 논의도 좀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보수 인하 등으로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어 사업 역시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주식 등) 내년 시장 상황이 좋을지는 불투명한 측면들이 있어 희비가 교차하는 해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금융중심지 여의도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joongjp@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3시 3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