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김경림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에 대한 2018~2023년 언론 보도에서는 기업 오너인 동시에 사회관계망(SNS) 활동으로 유명한 셀러브리티로서의 면모가 잘 드러난다.

 

2020년부터 3년간 SNS는 정 부회장의 연관 키워드 3위 안에 항상 들었다.

2020년에는 긍정적인 키워드와 결합하며 이미지를 높인 측면이 있지만, 2021~2022년에는 SNS상의 발언이 논란이 된 흔적이 그대로 드러난다.

◇ 유통산업 격변에 잇따른 사업 승부수

연합인포맥스는 22일 언론진흥재단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빅카인즈'를 활용해 정 부회장을 둘러싼 지난 6년간의 언론 보도 양태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2018년 1월부터 2023년 12월 말까지 보도된 서울 지역 일간지 및 경제지 기사 전체다.

2018년 정 부회장에 대한 언론의 보도는 주로 신사업에 집중됐다.

주요 연관 키워드는 '야심작'이었다.

정 부회장은 2018년 6월 일본 생활용품점 '돈키호테'와 같은 재미있는 만물잡화상 개념의 오프라인 전문점인 '삐에로 쇼핑'을 개점했다.

또 같은 달 첫 번째 독자 브랜드 호텔이자 어반 프렌치 스타일의 부티크 호텔인 '레스케이프(L'Escape) 호텔'을 열었다.

같은 해 9월에는 프리미엄 그로서란트 마켓 'PK마켓'으로 미국에 진출하고자 로스앤젤레스(LA) 지역에 10년 만기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온라인 중심으로 시장이 급격히 쏠리면서 위기를 맞은 오프라인 매장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려는 전략이었으며, 정 부회장의 야심작으로 소개됐다.

온라인 사업 강화에도 나서, 1조원을 들여 하남에 아마존을 능가하는 최첨단 온라인센터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2019년부터는 셀러브리티로서의 면모가 부각되기 시작한다.

그 해 정 부회장의 주요 연관 키워드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못난이 감자'였다.

이마트 판매 '못난이 감자'
[제공: 이마트]

 

정 부회장이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강원도 농가에서 버려지는 감자를 사달라는 백 대표의 부탁을 수락해 이마트 매장에서 판매한 것이 화제가 된 영향이다.

 

2019년에는 또 그 전 해에는 없었던 인스타그램, SNS 등이 정 부회장의 연관 키워드로 새롭게 등장했다.

◇ SNS 활동으로 롤러코스터

2020~2022년에는 정 부회장의 연관 키워드 3위 안에 SNS가 빠지지 않고 들어갔다.

2020년의 경우 백종원 대표의 부탁으로 왕고구마를 사들여 이마트에서 판매한 것과, 정 부회장이 이 고구마로 맛탕을 만들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이 주목을 받았다.

이때까지는 자신의 일상을 소소하게 보여주면서 탈권위적인 모습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 해에는 또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일부를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에게 각각 증여하면서 사실상 계열분리가 이뤄진 것이 많이 보도됐다.

정 부회장의 SNS 활동은 2021년에는 더욱 크게 이목을 끌었다.

랜더스 유니폼 입은 정용진 부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는 2021년 1월 SK 와이번스 인수를 인수해 SSG랜더스로 이름을 바꾸면서 프로야구 KBO리그에 뛰어들었다.

 

또 SNS를 통해 이와 관련한 여러 소식을 전했고, 이 중 몇몇 발언은 논란을 샀다.

그는 같은 해 3월 음성 기반 SNS 서비스인 클럽하우스에서 야구팬들과 대화하던 중 "야구단을 가진 롯데를 보면서 많이 부러워했었다. (롯데가) 본업 등 가치 있는 것들을 서로 연결시키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우리는 본업과 연결할 거다. 걔네(롯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4월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신 회장의 야구장 깜짝 방문이 자신의 도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과거 키움 히어로즈가 넥센 히어로즈일 때 야구단을 인수하고 싶었는데, (히어로즈 측이) 나를 X무시하며 안 팔았다"고 비속어를 섞어가며 여과 없이 분노를 표출했다.

5월에는 인스타그램에 우럭과 가재 요리 사진을 각각 올리면서 "잘가라 우럭아- 니가 정말 우럭의 자존심을 살렸다 미안하고 고맙다", "가재야 잘가라 미안하고 고맙다"고 쓰면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세월호 희생자 관련 발언을 따라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2017년 3월 팽목항을 찾아 방명록에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 광장의 별빛이었다. 너희들의 혼이 1천만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고 쓴 글을 연상케 한다는 것이다.

11월에는 '공산당'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빨간색 카드 지갑과 잭슨 피자 박스를 들고 있는 사진을 올리며 "뭔가 공산당 같은 느낌인데 ㅠㅠ 오해 마시기 바랍니다"란 문구와 함께 '난 공산당이 싫어요'란 해시태그를 붙이며 논란을 점화했다.

이 해 정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고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만나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낼 방안을 논의했지만 SNS상 논란이 경영활동보다 집중적으로 조명됐다.

2022년에도 정 부회장의 연관 키워드는 SNS상 논란과 관련한 것이 주를 이뤘다.

'멸공'과 '滅共', '멸공 논란', '공산주의', '발언 논란', '정치권', '대선 후보', '통신 조회', '법무부 장관' 등 정 부회장과 관련된 키워드는 거의 경영활동과 거리가 먼 것들이었다.

그룹 내 노동조합이 자신의 '자중'을 공개 요구하고 나선 데다 '불매운동'과 이에 맞선 '구매운동'으로 소비자들이 양분되는 양상까지 벌어지자 정 부회장은 결국 이해 1월 인스타그램 계정에 "나로 인해 동료와 고객이 한 명이라도 발길을 돌린다면 어떤 것도 정당성을 잃는다. 저의 자유로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입니다"라고 적었다.

2022년에는 또 'SSG'와 'SSG 랜더스', '프로야구 SSG 랜더스', '선수들', '구단주', '팬들' 등 야구단과 관련한 키워드도 많았다.

이전 해 인수한 SSG 랜더스가 한국시리즈(KS)에서 우승하는 등 활약하고, 정 부회장이 시구와 우승 세레머니 참석 등 구단과 관련한 행사에 자주 모습을 드러낸 영향으로 풀이된다.

◇ 다시 경영행보에 시선 집중

스타필드 청라 비전선포식에서 사업 설명하는 정용진 부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3년간 정 부회장의 주요 연관 키워드였던 SNS가 지난해에는 3위권 밖으로 빠졌다.

 

여전히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활동이 자주 보도됐지만, 경영행보가 더욱 주목을 받았다.

'CES'와 '스타필드 청라', '이마트 연수점', '오프라인 경쟁력', '업무방식', '수익성' 등 경영행보와 관련한 키워드가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특히 경기침체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마트 실적이 악화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분주했던 모습이 드러난다.

정 부회장은 최신 기술 동향을 둘러보고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 참석했다.

같은 해 3월에는 이마트24 전시회, 5월에는 이마트 연수점을 찾았고, 6월에는 인천광역시청에서 '스타필드 청라 비전선포식'을 열었다.

9월에는 정기 임원인사를 앞당겨서 대표이사의 40%를 물갈이하고 11월에는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연말에는 2024년 신년사를 통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그룹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시스템과 일하는 방식을 모두 바꿀 것을 주문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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