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상장사 지분 1.5% 보유한 노르웨이 국부펀드
캘퍼스·캘스터스·CPPIB 등 주요 연기금도 찬성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세계 최대 연기금인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가 삼성물산[028260]에 대한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에 찬성했다.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과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캘스터스),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등 글로벌 주요 기관투자자들도 같은 판단을 내린 것으로 나타나 오는 15일 열릴 주주총회 표 대결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
[출처: NBIM 홈페이지]

 

13일 NBIM의 의결권 공시에 따르면 NBIM은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보통주 1주당 4천500원을 배당하라는 주주제안에 찬성했다.

 

이는 1주당 2천550원을 배당하는 이사회안에 비해 76% 큰 규모다.

NBIM은 5천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매입 주주제안에 대해서도 찬성표를 던졌다.

NBIM은 주주제안 찬성 근거로 '효과적인 이사회 및 주주 보호와 관련한 우려'를 들었다.

NBIM은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에서 "의결권 행사에 대한 우리의 출발점은 이사회를 지지하는 것"이라면서도 "이사회가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거나 주주의 권리가 적절하게 보호받지 못할 때, 우리는 지지를 거둘 것"이라고 명시했다.

NBIM은 지난해 말 기준 약 1조6천억달러(2천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연기금으로, 전 세계 상장사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의 지분은 0.8% 가지고 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약 4천600억달러(600조원)의 운용자산(AUM)을 보유한 캘퍼스와 지난 1월 말 기준 AUM 3천300억달러(430조원)의 캘스터스도 배당 확대와 자기주식 매입 등 삼성물산에 대한 주주제안에 찬성했다.

지난해 말 기준 5천900억달러(767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CPPIB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아울러 이들 연기금은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의 삼성물산 사외이사 재선임 의안에 대해 공통으로 반대 의견을 냈다.

NBIM은 이와 관련해 "주주는 이사회가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게 행동하지 않을 때 이사회의 변경을 추진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며 "불만족스러운 재무적, 전략적 성과도 고려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특히 캘퍼스와 캘스터스는 삼성물산 이사회가 제안한 이사 후보자 5명 모두에게 반대표를 던졌다.

캘퍼스, 캘스터스, CPPIB
[출처: 각 연기금 홈페이지]

 

이들 글로벌 주요 연기금의 결정은 의결권 자문사들의 판단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삼성물산의 주주제안에 찬성을 권고한 바 있다.

글로벌 큰손들이 주주제안에 찬성하고 나서자 국민연금의 표심에 이목이 쏠린다.

주주제안 지지를 발표한 영국계 자산운용사 팰리서캐피탈은 전날 연합인포맥스에 "국민연금이 이번 주주제안에 찬성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현상에 만족하고 있거나, 막강한 대기업을 곤경에 처하게 할 의사가 없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삼성물산 지분 7.01%를 보유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33.63%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KCC는 9.17%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삼성물산은 이번 주주제안에 대해 "대내외 경영환경을 고려해 수립한 주주환원 정책을 크게 초과해 경영상 부담이 되는 규모"라며 "이러한 규모의 현금 유출이 이뤄진다면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체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지주사의 순자산가치 할인율은 상장 자회사를 보유한 모회사 형태와 자산 현금화 시 세금 고려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구조적 문제"라며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단기에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임을 감안할 때, 할인율 해소를 전제로 제시한 자기주식 매입 수익률은 설득력이 없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이사회가 주주들의 주주가치 제고 제안을 번번이 무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주주제안 측과 면담 7회, 이사회 논의 11회 등 주주들의 의견을 충분히 이사회에 전달했을 뿐 아니라 정책 수립에 반영했다"고 반박했다.

삼성물산 주주총회는 오는 15일 오전 9시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본사에서 열린다.

삼성그룹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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