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부채비율 1만%↑…1월 1천200억 주식전환으로 숨통

3개월 연속 EBITDA 흑자…수익성 추가 개선 과제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가 재무적 투자자(FI)의 보통주 전환으로 자본을 확충했다.

순손실이 이어지고 있는 컬리는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1만% 넘게 치솟았지만, 작년 1천200억원을 투자한 FI들이 지난 1월 전환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며 고비를 넘겼다.

컬리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29일 컬리가 공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컬리의 자본총계는 78억원이었다.

2022년 말 자본총계는 1천904억원이었지만, 지난해 1천97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결손금이 늘어난 탓이다.

컬리의 자본금이 약 39억원임을 감안할 때 작년 순손실 규모가 조금 더 컸다면 컬리는 3년 만에 다시 자본잠식에 빠질 뻔했다.

자본잠식은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작은 상태를 말한다.

자본총계가 가파르게 감소하자 지난해 말 컬리의 부채비율은 1만374%로 급증했다.

다만 컬리는 지난 1월 두 차례에 걸쳐 FI들이 전환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며 자본을 보충했다.

컬리는 지난해 5월 기존 투자자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아스펙스매니지먼트로부터 1천200억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이들 FI는 1대1 비율로 보통주 전환이 가능한 전환주를 인수했는데, 컬리가 연결 기준 2023년 영업손실을 낼 경우 이 비율을 약 1대1.85로 조정하는 조건을 달았다.

컬리가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하자 이 조건이 발동됐고, FI들은 지난 1월 변경된 비율에 따라 보유 중인 전환주를 전량 보통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기존 최대주주 세쿼이아캐피탈을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전환주가 보통주로 바뀌면서 컬리의 부채비율은 508%로 다시 낮아졌다.

전환주는 회계기준에 따라 부채로 분류되는데, 이것이 모두 자본으로 바뀐 데 따른 결과다.

컬리 전환주식의 보통주 전환 전후 재무상태
[출처: 컬리 사업보고서]

지난 1월 FI들의 주식 전환으로 컬리가 부채비율 관리에 성공했지만, 영업 수익성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컬리는 지난해 매출 2조774억원과 영업손실 1천43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 증가해 역대 최대였고, 손실은 40% 감소했다. 컬리의 연간 손실이 전년에 비해 줄어든 것은 회사 설립 이래 처음이다.

컬리는 지난해 12월 사상 첫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이를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으로 이어갔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EBITDA 규모를 공개하진 않았으나 월별 EBITDA는 전년 동월 대비 100억원 안팎으로 증가했다.

컬리는 최근의 수익성 개선세가 비용 구조의 근본적인 개선과 지속 가능한 매출 구조 구축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훈 컬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신규 물류센터 구축 등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된 만큼 올해는 흑자 기조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성장에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컬리 관계자는 "기업공개(IPO)나 추가 투자 유치의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hsk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6시 5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