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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사람들이 시골로 놀러 갔다. 마침 그곳에서 만난 시골 사람에게 도시 사람들은 시골 생활에 대하여 이것저것 물었다(시골 생활은 도시인에게는 꿈이다). 도시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시골 사람은 당연히 시골의 장점에 대하여 떠들 수밖에. 그의 말이다.

“시골에 살면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습니다. 그 중에 하나를 말한다면 모든 것이 정확하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소 떼가 누워 있는지 혹은 서 있는지만 보면 앞으로 날씨가 어떻게 바뀔지 틀림없이 알아맞힐 수 있다니까요. 소 떼가 누워 있으면 24시간 안에 분명히 비가 온다는 이야기이고, 소 떼가 서 있으면 24시간 안에는 결코 비가 오지 않는다는 것을 뜻합니다. 도무지 시골에는 흐리멍덩한 것이 없어요.”

이야기를 듣자 도시 사람이 물었다. “그거 참 신기하군요. 그런데 아까 오면서 보니까 소 떼 중에서 절반은 누워 있고, 절반은 서 있던데요. 그럴 땐 어떻게 봐야 하나요?” 시골 사람이 즉각 대답했다. “아, 그거야 간단합니다. 그건 소 떼 중에서 절반은 틀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웃기는 철학, 넥서스>

시골사람의 재치가 탁월하다. 갑자기 이런 질문을 받으면 누구나 당황하기 마련이겠지만 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절반은 틀렸다”라고 선언한다. 그런데 사실 이것이야말로 진리이다. 우리가 몸을 담은 시장에는 항상 비관론과 낙관론이 나란히 존재한다. 앞날을 낙관하는 사람은 사고, 미래를 비관하는 사람은 판다. 시간이 지나 둘 중의 하나는 잘못된 결정을 한 것으로 낙착된다. 틀림없다. 누군가는 틀린다. 어떤 거래이건 성공할 확률은 잘해야 50%.그런데도 우리는 모든 거래에서 성공하리라 믿는다. “나의 사전에는 실패란 없다”라고 나폴레옹은 우겼지만 그 역시 참담한 실패를 맛보고 외딴 섬으로 귀양 가는 운명이었지 않은가. 누구나 실패한다. 당신도, 나도.

이번 주에는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여기서도 누군가는 실패의 쓴잔을 마실 수밖에 없다. 물론 아직은 아무도 자신이 비운의 주인공이 되리라 생각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사람마다 좋아하는 기술적 지표가 있다. 나는 MACD를 선호한다. 추세를 잘 알려주는데다, 쉽기 때문이다. MACD 곡선과 시그널 곡선이 교차하면 즉각 매수/매도 신호로 간주되므로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기계적으로 매매하기만 하면 된다.(물론 여기에도 ‘실패’의 법칙은 성립한다. MACD가 지시한다고 하여 항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절반은 틀린다. 하지만 실패할 때 피해가 적지만 성공했을 때의 수익은 짜릿하다.)

코스피지수의 차트에서 MACD는 5월14일 이후 내내 ‘매수’ 신호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기에 주가가 좀 흔들려도 걱정하지 않았다. 실제로도 지수는 크게 하락하지 않은 채 나름대로 2,000선 위에서 꾸준한 모습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주 금요일, 지수가 꽤 큰 폭으로 밀리면서 MACD 역시 덩달아 ‘매도’신호로 쑥 바뀌어버렸다. 큰 변화이다. 아울러 이제부터는 슬슬 지수의 움직임에 ‘고난’이 나타날 징후이다.

과거 MACD에서 매도신호가 나타났을 때 지수의 움직임이 어떠하였는지 살펴보면 앞날을 쉽게 예측할 수 있겠다. 많은 표본을 검사할 것도 없다. 차트를 조금만 살피면 금세 답이 나온다. MACD에서 매도신호가 나타났을 때 시장은 대략 2주일 이상을 부진한 모습으로 전전하였었다. 과거에 그랬다면 앞으로도 그러겠다. 이번만은 예외가 된다는 보장은 없지 않은가.

하기야 그럴 법도 하다. 최근 거래일 기준 13일 연속 지수가 2,020 근처에서 도무지 더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걸음’만 반복하였다. 시장의 체력에도 한계가 왔겠다. 위로 올라가지 못하면 결국은 밀릴 수밖에 없는 게다. 그게 MACD에서 매도신호로 나타난 셈. 2,000선마저 다시 무너졌으니 심리적 지지선도 믿기 어렵다. 일목균형표 후행스팬과 캔들과의 관계에서 만들어지는 1,980 언저리가 1차 지지선이고 그 아래로는 구름이 버티는 1,980~1,962가 2차 저지선이다. 다만, 이번 주에는 정치적 이벤트가 있고, 연휴가 있는지라 시장에서 뭔가 극적인 움직임을 기대하기는 어렵겠다.

(달러-원 주간전망)

달러화가 몰려온다. 연합인포맥스의 보도로는 지난달 무역수지가 53억4천 달러 흑자로 2012년 2월 이후 28개월째 흑자다. 수입으로 빠져나가는 달러에 비하여 수출로 벌어들이는 달러가 더 많다. 거기에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금융시장으로 가져오는 달러 역시 만만치 않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코스피시장에서 거의 2조 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 돈의 원천이 달러일 터이니 요즘 시장은 이래저래 달러로 넘친다. 그리고 이는 고스란히 달러-원 환율 하락압력으로 작용한다.

지난주에는 급기야 난공불락의 심리적 지지선, 혹은 시장에서 ‘알아서 막아주던’ 강력한 지지선 1,020원이 뚫렸다. 물론 월말인지라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몰린 탓도 있겠다.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1,020원이 무너졌다는 것은 기술적 분석으로 매우 의미가 크다. 무엇이건 무너지지 않기까지가 중요하지 한번 무너진 연후에는 의미는 급격하게 줄어드는 법. 한번 뚫렸으니 두 번 돌파당하기 쉬워졌고, 그러다보면 세 번, 네 번,다섯 번. 무너질 터. 종국에는 아무 의미가 없어져 버린다.

케인즈의 유명한 “주식시장은 미인대회다”라는 말처럼 결국 시장에 참여하는 대중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키포인트이다. 그게 시장의 방향을 좌우한다. 무너지지 않을 때까지는 1.020원이 강력한 지지선이었는지는 몰라도, 무너진 다음에야 이젠 아니다. 시기적으로 이번 주에는 연휴까지 겹쳤으니 업체 입장에서는 달러를 처분하려 서둘기 십상. 월말네고 이월분마저 시장에는 위협이 되겠다.

현 상황에서 기술적 분석은 헛헛하다. 재미없다. 추세를 운운할 수는 없다. 하락세인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지지선도 사라진 상황인즉 아래로 허허벌판만 남았다. 환율은 밀릴 수밖에 없겠고, 그런즉 ‘세 자리 숫자’를 보지 않으리라 장담하기도 어렵다. 특정한 지지선이란 없으며 시장이 스르륵 절로 멈춰 서는 곳이 지지선이 될 판이다. 글쎄, 1,000원 직전에서 잠시 쉴까?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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