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기저 반등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내 집 마련과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수요자들은 다소 불안한 모습이다. 여전히 상승과 하락이 혼재된 상황이지만 서울 강남권 등 상급지 투자 선호 지역의 아파트 호가가 6월까지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면서 매수 시기를 가늠해보려는 수요자들의 마음이 조급해진 것으로 보인다. 입지성과 투자성을 갖춘 신규 분양 단지에서 선별적으로 들려오는 청약 호조 소식도 수요자들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하락장 수준의 급매물은 찾기 어렵고 단기간 호가가 오르면서 거래가 쉽지는 않지만, 올해 들어 5월까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가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유동성을 보유한 리딩 투자자들의 매수심리는 상당 수준 회복세를 띠고 있다. 다만 7~8월 여름 비수기로 이어지는 국면에서 매크로 시장과 일부 남아있는 금리 변동성이 겹치며 실거래가 다소 주춤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예상보다 뚜렷한 호가 오름세가 불안하긴 하지만, 상승 지속을 위한 모멘텀은 부족하다 보니 불확실한 횡보세 전망이 남아있고, 수요자들도 저가 매물을 찾으며 대기하는 모습이 혼재돼 있다. 실물경기 회복세가 기대보다 더디고, 금리 인상이 멈춘 후에도 상당 기간 오른 시장금리가 유지될 전망인 데다, 여전히 높은 수준의 서울의 아파트 가격 적정성에 대한 고민 역시 적지 않다. 최근 부각된 역전세에 따른 보증금 반환리스크와 관련된 집값 하방 우려도 불확실성을 가중한다.

서울 아파트 거래 시장이 전반적으로는 상승과 하락이 혼재된 불확실한 횡보장을 이어 나갈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는 내부적으로 정책적 변동성이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경기 부양과 총선 등 이벤트를 고려한 정치적 이슈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검토했던 부동산 규제의 정비와 완화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거론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의 폐지나 복잡한 부동산 규제지역의 정리 등 부동산 세제 개편과 정비 작업을 계속 진행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좀 더 길게 보면 내년 총선 과정까지 이어지면서 추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와 함께 개발 이슈들의 점검과 보완, 재착수 등이 이슈화될 가능성도 있다. 아직은 상승 변동성도 우려하는 조심스러운 상황이지만 경기 부양과 시장 정상화를 위한 부동산 규제 완화로 수요시장이 인식할 수 있고 호가 회복세를 보이는 주요 아파트 거래 시장에서는 상승 재료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경기회복이 기대보다 더딘 상황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적인 측면의 부동산 접근도 예상해 볼 수 있다. 개인 거래 시장을 중심으로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가격 변동성을 줄이는 한편, 공급시장의 유동성 리스크가 현실화하지 않도록 일차적으로 방어하는 금융정책들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실물경기에 표면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인프라 개발 재료가 제시되거나 기존 프로젝트를 보완 정비하는 방식으로 건설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직접적인 부동산 정책 외에 광의에서 부동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 변화도 눈여겨봐야 하는 부분이다. 최근 뜨겁게 달아오른 사교육 대책과 킬러문항 제거 이슈 같은 것이 그렇다. 주거지 결정 및 주택 구입, 임대 계약 등에 있어서 학군 및 학원 시설 등 교육환경이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교육 정책의 변화는 넓은 의미에서 부동산 정책과 연결 선상에 있기도 하다. 물론 이번 사교육 대책 발표가 서울 강남권 집값과 거래에 즉각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겠으나, 부동산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분야의 정책과 제도 변화 역시 하반기부터 이어질 횡보장 속에서 수요자들이 주시할 변수 중 하나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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