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서울시가 석촌 지하차도에서 발견된 7개의 도로함몰과 동공(洞空·빈 공간)은 지하철9호선 실드터널 공사때문이라는 공식 조사결과를 내놨다.

서울시는 28일 석촌 동공 등에 대한 민간 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와 복구계획을 비롯해 매년 발생횟수가 증가하고 있는 도로함몰(싱크홀) 관련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민간 조사위원회는 시공사 삼성물산의 지하철9호선 919공구(송파구 삼전동~8호선 석촌역) 공사현장 관리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구간은 과거 한강과 근접한 곳으로 무너져 내리기 쉬운 모래·자갈의 연약 지층(충적층)이 형성된 곳이다. 특히 다른 공사구간(12~20m)에 비해 상부 지층 두께가 7~8m로 얇다.

실드공법에서 가장 중요한 발생 토사량을 검토한 결과, 같은 방법으로 공사중인 타 구간(920·921공구)과 비교해 미흡했다고 조사위는 진단했다. 굴착과정에서 애초 예정된 양보다 많은 흙이 지상으로 배출됐기 때문이다.

실드 공법은 대형 굴착기계 전면의 커터헤드가 회전하면서 지반을 깎고, 동시에 후방에서는 콘크리트 세그먼트를 조립하는 기법이다.

아울러 지반보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도 동공발생 원인으로 꼽혔다. 터널 내부에서 진행되는 수평 그라우팅(채움재를 주입해 땅을 굳히는 작업) 과정이 충분치 않았다.

조사위는 "장시간 실드기계가 멈췄던 인근에서 대규모 동공이 다수 발생했고, 시공이 끝난 터널 바로 위를 따라 연속 동공도 생겼다"며 시공하자 탓에 동공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이어 "석촌지하차도 왕복4차선중 지하철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하선 구간에는 동공이 없었던 반면, 공사가 있었던 상선 2차선 구간에만 동공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조사위는 제2롯데월드와 상·하수관 등에 대한 영향도 조사했으나, 석촌지하차도 동공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도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조사결과 등을 바탕으로 정밀조사 기술용역을 시행할 계획이다. 지하철9호선 현장에는 계측기 703개도 설치한다. 주민안심 상담창구를 개설하고, 가구별 방문 면담도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서울시는 연평균 681건이 발생하고 있는 '도로함몰' 대책도 내놓았다.

오는 2021년까지 5천㎞에 달하는 노후 하수관을 특별점검하고, 이중 73%에 달하는 20년 이상 노후 하수관은 관리를 강화한다. 서울시는 연간 예산 부족액 약 1천억원에 대해서는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

특히 충적층을 통과하는 터널공사 구간을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또 지하수 개발업자만 실시하는 '지하수 영향조사'에 대형 굴착공사장이 포함되도록 법 개정도 추진한다.

도로함몰 이력과 지역별 위험 등급 등을 나타내는 '도로함몰 관리지도'도 내년에 만들기로 했다.

이건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도로함몰 예방활동을 하겠다"며 "시민들도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120 다산콜센터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dd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