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홍경표 기자 = 보유현금이 대폭 줄고 차입금이 늘어난 포스코건설의 앞으로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올해 상반기 포스코건설은 모기업인 포스코가 추진하는 브라질 CSP(뻬셍) 일관제철소에서 공사대금을 제때 받지 못하면서 현금이 4천억원이나 감소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의 IFRS 연결기준 올해 상반기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천789억원으로, 지난해 말 1조21억6억원보다 4천427억원(43.33%) 감소했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상반기에 마이너스(-) 5천256억을 나타내면서 지난해 같은기간 60억원보다 5천316억원 줄었다.

브라질 CSP 일관제철소 사업은 동국제강(30%)과 발레(50%), 포스코(20%)가 공동으로 출자해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 주(州)에 고로제철소를 짓고 운영하는 프로젝트다. 지난달에는 브라질 현장의 건설 노조가 시공사인 포스코건설과 협력업체의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수위를 높은 파업에 나서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건설 현금 4천억 증발…왜

포스코건설의 현금 증발은 브라질 CSP 제철소 공사에서 대금을 받지 못한 매출채권이 급속도로 늘었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브라질 CSP 공사 현장에서 매출채권이 증가한 것이 상반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감소한 주요 원인"이라며 "자재 선적 시점과 수금 시점의 차이로 매출채권이 쌓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재가 공사 현장에 들어와야 공사 진행 중에 대금 청구를 하고 발주처에서 현금을 받는데, 자재 유입이 통관 심사 등으로 지연되면 청구 기준이 미달돼 매출채권이 불어나고 기성 청구액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채권, 차입금 급증

실제로 올해 상반기 포스코건설의 매출채권 잔액은 연결 기준으로 상반기말 2조1천770억원으로, 지난해말 1조8천348억원보다 3천422억 증가했다.

A신용평가 연구원은 "매출채권의 증가는 받을 돈을 받지 못한다는 의미"라며 "매출채권 잔액이 늘어난 공사현장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매출채권이 증가하고 현금이 감소했지만 차입금은 오히려 늘어 단기적으로 유동성이 저하됐다. 올해 하반기 포스코건설의 차입금은 IFRS 연결기준 1조5천428억원으로, 2013년 하반기 1조3천190억원보다 2천238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순차입금 비율은 지난해 말 8.23%에서 올해 상반기말 30.38%로 껑충 뛰었다.

B신용평가 연구원은 "현금은 줄었는데 차입금이 늘어나는 것은 현금흐름이 저하됐기 때문에 유동성을 외부 차입을 통해 해결하는 상황"며 "단기적으로 자금 과부족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브라질현장 공기 연장…포스코건설, 2016년까지 매출채권 회수

포스코건설측은 현재 CSP 제철소 현장에서의 자재 하역 지연 문제가 사라졌고, 일시적으로 매출채권 회수가 늦어진 것이므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2016년 초 CSP 공사가 완료되기 때문에 이때까지 매출채권이 대부분 회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브라질 CSP 제철소는 최종도급액이 2조6천억원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 플랜트 공사이기 때문에 공사 현장에서 현금 회수 등의 문제가 추가적으로 발생한다면 포스코건설의 현금흐름이 악화될 수 있다고 전문가는 진단했다.

CSP 공사는 지난 2012년 7월 착공 시점에 2015년 8월말로 준공 시점을 예상했지만 2016년 초로 예상 준공시점이 연기됐다.

B 연구원은 "앞으로 공사 지연이나 자재 문제로 지금과 같이 현금및현금성자산이 급감한다면 포스코건설의 현금 흐름이 지금보다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kp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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