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게 중징계를 내리고, KB에 철저한 인적·조직적 쇄신을 주문했다.

최수현 원장은 4일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이 금융기관의 건전한 경영을 크게 저해했다며 원안대로 중징계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제재심의 경징계 결과를 뒤집은 결정이다.

최 원장은 "2주간 심의과정에서 규명된 사실관계와 해당 법규를 종합적으로 면밀히 검토한 결과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의 경우 직무상 감독 의무를 현저히 태만히 함으로써 심각한 내부통제 위반행위를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금융기관의 건전한 경영을 크게 저해했다"며 "원안대로 중징계를 확정하고, 임영록 회장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에 중징계 조치를 건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전산기 전환 검토 과정에서 은행 IT 본부장을 교체토록하고 전산시스템 성능 검증 관련 자료를 은행 핵심 의사결정기관인 이사회에 허위보고한 행태는 고도의 도덕성을 갖춰야 할 금융인에게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위법행위"라며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최 원장은 아울러 KB금융과 국민은행의 이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KB사태를 조기 수습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오늘 오전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과 면담해 고객과 시장이 충분히 납득할만한 특단의 경영 정상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시행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고 말했다. 경영진 갈등과 조직내 반목을 그냥 덮지 말고 근본 원인을 발본해 철저한 인적·조직적 쇄신으로 경영의 독단과 공백을 해소해달라는 요구다.

최 원장은 "금감원도 이사회의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등 KB금융이 하루 속히 안정을 되찾도록 최선의 감독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원장은 마지막으로 "올 상반기 현장검사를 통해 본 한국 금융의 민낯은 그리 아름답지 않다"며 "대한민국의 여러 산업분야 가운데 국제 경쟁력이 오랫동안 하위권에 있는 업종이 바로 금융인데 크게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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