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예상보다 미온적으로 인하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인민은행은 1년 만기 LPR을 3.45%로 10bp 인하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5년 만기 LPR은 4.20%로 유지했다.

1년 만기 LPR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었지만 5년 만기 LPR은 15bp 인하를 점친 시장의 예상에 빗나갔다.

비구이위안 디폴트 우려로 촉발된 중국 부동산 위기가 금융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5년 만기 LPR이 동결된 데 대해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의아함을 내비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5년 만기 금리를 변경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당혹스럽다"며 "이 결정과 지난주 금리 인하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15일 7일물 역레포 금리와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 금리를 줄줄이 인하하며 완화를 통한 부양 의지를 드러냈었다.

일부에서는 은행권의 수익성이 지나친 타격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은행이 이자 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소폭 인하에 그쳤을 가능성이 있다"며 "5년 만기 LPR을 그대로 둔 것은 일률적이 아닌 은행의 체력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내리도록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즈호 은행도 중국 은행의 예대 마진을 희생하면서까지 금리 인하를 하고 싶지 않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LPR 결정과 관련해 인민은행이 신용 수요를 살리기 위해 상당한 금리 인하를 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5년 만기 LPR을 동결한 또 다른 이유로는 위안화 약세가 꼽혔다. 최근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7.30위안을 돌파해 15년래 최저치인 작년 11월 고점에 근접하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이 오르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하락한다.

미쓰이스미토모는 중국이 외환시장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며, 위안화 하락 압력을 우려해 금리 인하 규모와 범위를 제한한 것으로 추정했다.

금리 인하에 따른 내외 금리차 확대, 이에 따른 위안화 약세는 자본 유출을 자극할 위험이 있다.

마루베니중국의 관계자는 "(인민은행이) 금리 인하 여지를 남겨두려 했다기보다는 금융정책이 막혔다는 느낌이 든다"고 우려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금융완화로 풍부한 자금을 공급해도 소비와 투자가 늘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빠지고 있다는 인식이 나온다고 전했다. 매체는 중국 정부가 대규모 재정 확대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경기부양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지적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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