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세계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 에틸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부담, 중국과 중동산 저가제품의 점유율 확대로 장기불황을 맞은 석유화학 업체들이 프리미엄 제품과 신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한화케미칼은 업계불황에서 벗어나고자 각자의 생존전략을 세우고 있다.

LG화학은 기존에 영위해오던 사업 이외에도 고부가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며 새로운 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있다.

LG화학은 석유화학사업부문에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고흡수성 수지(SAP), 합성고무의 세 가지 제품군을 기술 기반 사업으로 선정하고 현재 2조원대인 이들 분야의 매출을 2018년까지 4조5천억원 대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EP분야에서 2018년까지 글로벌 톱3 메이커로 도약한다는 목표로 IT제품 및 LED조명에 적용되는 고기능 친환경 제품과 자동차용 제품의 비중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자동차용 제품의 경우 현재 30%대의 매출 비중을 2018년에는 5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글로벌 자동차용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시장이 연평균 6%대의 성장을, 특히 중국 시장이 8%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회사는 글로벌 현지 고객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고자 하고 있다. 현재 중국 화남지역에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테크센터를 설립하고 있고, 해외 생산거점 추가 확보도 검토하고 있다.

LG화학은 미래 신사업 발굴과 육성에도 열심이다.

올해 석유화학 분야 R&D에 1천200억원을 투자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미래에 유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소재 사업 발굴 및 육성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올초 수처리사업인 NanoH2O를 인수한 LG화학은 우수한 자체 특허와 자사만의 화학 소재 설계 및 코팅 기술을 결합해 조기에 메이저 업체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LG NanoH2O가 생산하는 해담수용 역삼투압 필터 시장은 연평균 23%의 고성장이 전망되며, 2018년 약 2조5천억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기존의 전통적인 석유화학 제품을 벗어나 미래에 유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CNT(탄소나노튜브), CO2 플라스틱 등의 신소재 개발은 물론 주요 원료 분야의 원천기술 개발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케미칼은 고부가 특화제품인 EVA(에틸렌 비닐아세테이트)와 W&C(전선용 복합수지)로 불황을 극복할 방침이다.

EVA 생산규모 세계 3위권인 한화케미칼은 연내 사우디아라비아 공장에서 EVA 상업생산에 돌입하며 EVA 생산규모 세계 2위로 올라서려 한다.

EVA는 투명성, 접착성, 유연성이 뛰어난 고부가가치 특화제품으로 태양전지용 시트에도 사용돼 회사의 신사업으로 각광받는 태양광 사업에도 도움이 된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17%였던 EVA와 W&C의 매출 비중을 올해 상반기에 19%로 끌어올렸다. 하반기에는 2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방한홍 한화케미칼 사장은 최근 울산과 여수 공장을 수시로 방문해 "차별화된 제품과 품질 개선으로 특화제품 비중 확대의 중책을 맡아 달라"며 현장 중심 경영과 불황 극복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한화그룹은 태양광을 그룹의 주요 신사업으로 밝히고 이에 투자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다만, 그동안 태양광 사업에 2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금액을 투입했기 때문에 향후 대규모 투자계획은 없다.

한화케미칼은 대규모 라인 증설은 아니지만 디보틀네킹(공정개선)을 통해 폴리실리콘 생산량을 현재 1만t에서 내년 초에 1만3천t까지 늘릴 계획이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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