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대형 건설사들이중동 지역에 대한 플랜트 의존도를 꾸준하게 낮춰온 덕분에 저유가에도 동요하지 않고 있다. 원유 공급 과잉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량 동결 등으로 국제 유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지만대형 건설사들 예상한 수순이라며 의연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중동 국가들의 재정 악화에 따른 발주 연기 등의 구체적인 사례가 없고 다른 지역으로 사업 다변화를 꾸준히 진행했다는 이유에서다.

2일 인포맥스 원자재종합(화면 6900)에 따르면 올해 8월 배럴당 100달러 수준이던 두바이유는 지난 1일 종가 66.49달러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에 따라 중동 국가들의 재정수지가 악화돼 발주 감소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라크는 원유 수출가격을 배럴당 70달러로 예상하고 내년 예산안을 마련했지만 유가가 60달러대까지 떨어지자 예산안 변경에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균형 재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평균 원유 가격이 배럴당 99.2달러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유가 위기속에서도 국내 대형 건설사는 특별 대책회의를 열거나 태스크포스팀(TFT)를 운영한다던가 하는 구체적인 움직임들은 보이지 않고 있다.

중동지역에서 직접적으로 발주 연기 등의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고, 건설사들의 즉각적인 대응 방안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중동수주는 14억7천797만달러를 나타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8억6371만달러(79.87%) 줄기는 했지만 이는 현재의 유가 하락 보다 건설사들이인도나 중국의 수주경쟁에서 밀려난 영향이 크다.

A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상황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액션을 취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미래 수주가 줄어든다고 해서 딱히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대신 건설사들은 예전부터 진행됐던 수주 지역 다각화 노력을 계속 진행하고 저유가 상황을 내년 사업계획에 반영하는 정도로 대응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우건설의 경우 지난 2010년부터 베네주엘라, 모로코 등 7개 국가 등에 신규진출하면서 중남미와 북아프리카 진출을 확대했고, 포스코건설의 경우도 베트남에서 대규모 신도시 '스플렌도라'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삼성물산도 5조5천억원 규모의 로이힐 광산 프로젝트를 호주에서 진행 중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아프리카와 중남미 수주액은 현재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99%, 201% 늘었다.

B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유가 하락으로 인한 발주 연기 등의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지는 않다"며 "예전부터 진행했던 아프리카 등 지역에서 사업 다각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C 대형 건설사 관계자도 "유가하락 영향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현재 적으며 내년 사업계획에는 반영할 것이다"며 "지금까지 중남미쪽 사업 다각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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