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보험개발원이 본 업무인 요율산출 기능을 넘어 무리하게 업무 확대를 추진해 보험업계와 갈등이 일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개발원은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사업계획안에 자동차보험 교통환경 우수지역 평가와 자동차의무보험 가입 안내 및 민원상담센터 설치 등의 업무를 추가했다.

보험개발원은 올해 사업계획 중 자동차보험 교통환경 우수지역을 평가하겠다고 나섰다. 이는 정부의 '교통사고 줄이기' 정책의 하나로 보험통계뿐 아니라 외부자료를 반영해 지방자치단체의 교통여건 개선에 일조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해당 업무가 보험개발원이 추진할 사안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손보사 임원은 "교통환경 우수지역 평가업무는 손해보험협회가 맡아야 할 업무"라며 "무리한 행보로 업계와 갈등을 빚는 보험개발원이 금융당국을 활용해 업무 확대를 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개발원이 업무를 확대하면 그만큼 보험사 분담금 부담이 커지게 된다"며 "협회를 통해서도 가능한 일을 개발원이 추진하면 이중으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보험사에 미리 사업계획을 보내 실무자 협의를 한다"며 "실무 협의를 거친 후 이사회에서 승인을 받은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보험개발원은 또한 자동차의무보험 가입 안내 및 민원상담센터를 설치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의무보험 미가입을 방지하고 보험계약자료의 정확성을 높이고자 문자안내서비스를 제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역시 협회에서 담당할 업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의무보험 미가입을 예방하기 위한 업무는 손보협회 내 민원센터 등을 통해 수행하면 될 일"이라며 "개발원이 업무 확대에 따른 인력 보강을 위해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매일 의무보험 미가입자에게 평균 2만여건의 문자를 발송하고 있다"며 "매일 약 500통 이상의 문의전화가 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는 국토해양부에서 예산 및 관리를 하는 부분으로 개발원에 요청한 사안"이라며 "자동차보험 미가입률을 낮춰 과태료 부담을 없애기 위한 정부의 대국민 서비스로 콜센터 용역직원도 3명밖에 되지 않아 조직을 키우려고 한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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