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국내 전문가들은 28일 국제유가가 간밤 10% 폭등한 것은 베네수엘라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하며 감산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중국 증시 회복으로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줄었고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 밖으로 호조세를 보이면서 세계 증시를 밀어올린 영향도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러한 급등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견해에는 다소 의견 차이를 보였다.

실제로 12월 4일 전에 OPEC 정례회의의 전에 긴급회의가 소집돼 감산 논의가 본격화되면 유가는 60달러도 뚫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고 유가의 반등은 일시적이라는 견해도 제기됐다.

손재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의 반등과 미국 국내총생산(GDP) 호조는 수요 측면에서, OPEC 회원국인 베네수엘라의 긴급회의 요청과 나이지리아 송유관 사고는 공급 측면에서 유가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손 연구원은 "월초 알제리 장관도 유가가 더 하락하면 OPEC의 전략에 대해 다시 논의해야 할 것이라는 서한을 OPEC 본부에 보낸 바 있다. OPEC 중소 회원국들이 잇따른 대책 논의 요청이 이어지는 가운데, 만약 긴급회의가 소집되면 감산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연구원은 "현재 유가 급등이 반짝 상승인지 속단하기 어렵지만, 만약 12월 4일 전에 긴급회의가 결정되면 유가는 10% 더 오를 수 있다. 향후 60달러를 뚫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천원창 신영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의 감산 의지가 강하지 않아 긴급회의가 실제로 열릴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말했다.

천 연구원은 "다만 산유량을 유지해 다른 지역의 생산 차질을 유도하면서 유가를 올리겠다는 사우디의 전략이 현재까지는 실패로 돌아갔고, 저유가로 OPEC 국가들의 재정난이 심각해진 상황을 고려할 때 긴급회의를 통한 감산 결의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OPEC이 감산 결의를 하게 되면 유가는 추가로 크게 상승할 수 있다"며 "과거 1986년 8월 감산에 합의했을 당시 두바이유 가격은 한 달 만에 73% 상승했다"고 전했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GDP 호조와 나이지리아 송유관 사고, 베네수엘라의 OPEC 긴급회의 소집 요구로 매도에 대해 쏠려 있던 부분이 개선되며 유가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OPEC의 긴급회의가 정책적인 변화를 보이게 되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 그럴 가능성은 다소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강 연구원은 "현재 40달러 수준에서 비(非)OPEC에서도 감산을 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고 OPEC도 저유가 상황을 반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금이 가격 바닥 시그널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원유를 소비하는 국가의 미국과 중국의 수요 부분에서도 긍정적"이라며 "유가는 40달러 부근이 저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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