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희진 기자 = 오는 10일 열리는 5월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를 연 3.25%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달 30일부터 5월4일까지 국내외 21개 금융기관과 경제연구소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설문에 응답한 전원이 이번달 금통위가 한은의 기준금리를 연 3.25%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경기와 물가 여건상 여전히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난국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기둔화 기미가 보이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둔화됐으나, 기대인플레는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또 신임 금통위원들이 처음 위원회에 참여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통위의 연내 금리정책에 대해서 금리동결을 예상하는 전문가는 16명으로 과반 이상이었다. 또 연말까지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사람은 1명으로, 인하 가능성을 주장하는 4명의 의견에 비해서 숫적으로 적었다.

▲5월 금리동결..신임 금통위원 숙고기간= 설문에 응답한 21개 기관 전원이 5월 금통위의 금리동결을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와 물가 하락에도 가계부채 부담으로 금리 인상은 무리이며, 하반기 경기개선에 대한 한은의 전망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섣불리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새로 선발된 금통위원들이 금리 인상, 혹은 인하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에 시기상조라는 점도 지적했다.

공동락 토러스증권 애널리스트는 "스페인 등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고조되는 것과 동시에 그간 회복세를 유지해 온 미국 경제에 대한 의심이 불거지면서 글로벌 경기 여건에 대한 의구심 확산됐다"며 "이번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공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금통위원 교체에 따른 통화당국 내부의 어수선한 분위기 역시 금리동결을 예상하는 논거"라고 덧붙였다.

김상훈 하나대투 애널리스트는 "산업생산 등 경기지표가 둔화되고 소비자물가 수치는 하락하지만 아직 한은의 경기 상저하고, 물가 상저하고의 전망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신임 금통위원들의 성향을 파악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멘트는 여전히 경기와 물가의 균형을 맞추는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범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출이 부진하고 내수 회복도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물가와 가계부채가 문제가 되던 인도와 호주가 최근 큰 폭의 금리를 인하했듯이 경제적으로는 금리 인하의 당위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애널리스트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과거에도 선제적이었던 전례가 없었다"며 "금융위가 가계부채 부담을 여전히 걱정하고 있고, 한국은행 조사국은 하반기 경기회복을 점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새로 임명된 금통위원들이 첫 금통위부터 기존의 통화정책과 다른 강한 목소리를 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연내 금리동결 주류..인상보다 인하 전망 우위= 전문가들은 한은의 연내 금리동결을 전망했다. 또 인상, 인하를 주장하는 전문가들 가운데는 '인하'측이 많았다.

인플레 둔화는 정부 정책에 따른 결과이며, 기대 인플레 둔화는 여전했다는 지적이다. 또, 최근 기준금리를 인하한 국가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실질 기준금리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 눈에 띄었다.

마티에잉 DBS 이코노미스트는 "5월을 포함해 올해 내내 기준금리 동결전망"이라며 "3~4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서 올해 물가상승률이 3%를 하회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마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대외 여건이 예상보다 악화하고 경기 부양정책이 필요해지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50bp 인하할 여지를 준다"면서도 "그러나, 한은이 서둘러 금리를 인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에대해 "최근 인플레 둔화가 정부 정책 때문이고 실제로 기대 인플레는 미약하게 둔화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유겸 LIG 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5월 금통위는 기준금리 동결 흐름을 이어갈 것이다"며 "대내외 경제환경이 지난달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에 기준금리 정상화라는 스탠스의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경기친화적으로 알려진 신임금통위원 4인의 입장이 얼마나, 어떻게 반영될지 여부가 주목된다"며 "기준금리는 경기가 현재 흐름대로 진행된다면 3분기에 한 차례 인상되겠지만, 금통위의 구성원 변화가 이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대내외 경제여건이 다시 악화되고 있으나, 아직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게 유지되고 있어 기존의 정책스탠스를 유지할 전망"이라며 "3.4분기 중후반에 25bp 기준금리 인하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최근 대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당초 한은이 예상한 성장률 3.5%, 물가상승률 3.2%보다는 낮은 성장률과 물가를 보일 것"이라며 "특히 하반기에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낮아지는 가운데 유럽의 재정위기가 커지면서 경기반등에 대한 기대가 무산될 수 있어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최근 금리인하 국가와 비교할 때 한국의 실질 기준금리(기준금리-물가상승률)가 높은 편이어서 금리인하 여력은 충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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