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저우샤오촨의 시장친화적 점진주의가 성과를 내고 있다."

홍콩의 유력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에 편입되는 데 공을 세웠다며 저우샤오촨(周小川, 67) 인민은행장을 극찬했다.

SCMP는 이날 '글로벌 위안화를 추진한 남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저우 행장이 지난 30여년간 '점진주의자'(gradualist)의 길을 걸어오면서 금융시스템 개혁에 매진해 위안화가 국제화하는 기반을 놨다고 평가했다.

저우 행장은 대외경제무역부 부장조리와 중국건설은행 행장, 국가외환관리국(SAFE) 국장,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 등을 지내고 2002년 인민은행장에 올랐다.

3번째 임기를 수행 중인 그는 역대 최장수 인민은행장이다.

현재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 중에서도 수장을 맡은 지가 가장 오래됐다.

SCMP는 이런 저우 행장이 "금융부문에서 중국의 가장 믿을 수 있는 얼굴로 나라 안팎에서 부상했다"며서 중국 금융시스템에 중요한 변화가 있을 때마다 중심에는 그가 있었다고 전했다.

SCMP는 이런 일례로 인민은행장에 오른 6개월째인 2003년 5월에 저우 행장이 당시 원자바오 총리 등에게 기술적 파산 상태였던 국영은행에 대한 개혁안을 보고한 사실을 경제주간지 카이징매거진을 인용해 소개했다.

그의 개혁안은 이후 중국 지도부의 승인을 얻어 실행됐고, 그 결과로 현재 중국 국영은행들은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은행들이 됐다고 SCMP는 평가했다.

금융전문 칼럼니스트 앨런 휘틀리는 저우 행장에 대해 "위안화의 위상이 커지고 중국이 금융시스템을 자유화하는 분명한 발걸음을 내디뎠을 때 그의 이름은 역사책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우 행장이 SDR 관련 주장을 처음 꺼내 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이었다.

그는 당시 SDR에 기반해 미국 달러화를 대체할 '슈퍼 기축통화'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리서치업체 트러스티드소시즈의 조너선 펜비 중국 담당 매니징 디렉터는 "저우 행장은 확실히 전략적 사고를 갖고 있다"면서 그가 SDR의 '열혈 팬(big fan)'이었던 점이 위안화의 SDR 편입을 도왔다고 말했다.

저우 행장은 은퇴연령인 65세가 된 2013년에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이런 예상과 달리 그해 3월 재선임됐다.

웨스트팩의 휴 맥케이 아시아 경제리서치 헤드는 저우 행장하에서 인민은행은 대체로 옳은 방향으로 움직였지만 실수도 있었다면서 2013년 6월 은행간 시장에서 발생한 자금난을 예로 꼽았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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