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일본은행(BOJ)의 일본 국채 보유액이 약 40년만에 민간은행을 역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일본은행이 국채를 대량으로 매수하는 양적·질적 금융완화를 지속하고 있는데다 메가뱅크들이 국제 규제 강화의 흐름에 발맞춰 국채 보유를 줄인 영향이다. 메가뱅크들은 최근 1년간 총 13조엔의 국채를 매도한 것으로 추정됐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은행과 민간은행의 국채 보유 역전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은행이 금융완화를 축소하거나 국채 보유 규모를 줄일 경우 매수세력 부재로 국채 가격이 하락할 위험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9월말 기준 3대 메가뱅크(미쓰비시UFJ·미쓰이스미토모·미즈호)의 국채 보유액은 56조엔을 기록했다. 이는 1년전에 비해 약 20% 감소한 수준이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의 국채 보유액은 3월말 대비 5조엔 감소한 29조엔을 기록했다.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2조엔 줄어든 15조엔을 기록했다.

한 메가뱅크 고위 관계자는 "주요국 금융당국이 국채의 금리변동 리스크를 고려한 자산 보유량을 제한하는 규제를 논의하면서 국채 보유 위험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말 시점 일본은행의 국채 보유액은 245조엔을 기록했다. 연말에는 약 280조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쵸은행을 포함한 은행들의 국채보유액은 259조엔으로 1년간 26조엔 감소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이 20% 정도인데 비해 일본은행의 일본 국채 보유 비중이 연내 30%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문은 "(일본은행의) 매수 규모가 국채 신규 발행의 2배 이상으로, 정부 적자를 중앙은행이 보충하는 재정 금융(지원)의 색채가 짙어지고 있다"며 "재정이나 통화(정책)의 신뢰도가 손상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은행이 내년 후반을 물가목표 달성 시기로 보고 연초 이후 대규모의 국채 매입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신문은 "(지금까지와) 같은 속도로 국채를 매수하면 시장에서 국채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금융완화 정책이 출구를 맞이할 경우 일본은행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 있다며 "건전성이 손상되면 결과적으로 국민의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일본은행 자금순환통계.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넷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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