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엔화 약세…추가 약세 점치는 개인 투자자 줄어"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중국 증시 급락과 경기침체 우려로 달러-엔 환율이 한때 118엔대로 급락했지만 일본의 개인 FX마진거래 투자자들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5일 보도했다.

예전 같았으면 역발상 매매가 특기인 와타나베 부인들이 엔화 강세를 틈타 엔화 매도·달러 매수에 나섰겠지만 이번에는 이 같은 움직임이 제한적이었다는 것이다.

신문은 올해 엔화 약세·달러 강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는 개인 투자자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이날 중국 주식시장 급락세가 진정되면서 엔화 강세도 주춤하고 있지만, 그간 역발상 매매로 엔화 급등을 방어해 온 개인의 움직임이 둔해지면서 작은 계기로도 엔화 가치가 크게 상승하기 쉬운 상황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센트럴단자FX의 이토 마사히로 시장 담당 부장은 "전세계적으로 위험회피 분위기가 나타나자 개인 투자자들이 지금까지 쌓아왔던 엔화 매도 포지션을 줄이기 위해 엔화 매수·달러 매도에 나섰다"고 전했다.

지난 4일 달러-엔 환율은 중국 증시 급락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움직임에 118엔대 후반까지 하락, 10월15일 이후 2개월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위안화 평가 절하, 중국 증시 급락이 촉발했던 작년 8월의 급등락 장세와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다. 오카산온라인증권은 그러나 "작년 8월과 비교했을 때 개인투자자들의 역발상 매매 의욕은 현저히 줄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엔화가 강세를 보일때마다 개인들이 반대 방향의 매매에 나선 것은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화 약세·달러 강세 기조 때문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만 엔화 약세 흐름이 4년째 지속되면서 올해도 약세가 지속되리라고 점치는 개인 투자자들이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작년말 오카산온라인증권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올해 말 달러-엔 환율이 120~125엔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는 응답 비중이 36.1%로 가장 많았다. 달러-엔이 지금 수준에서 횡보세를 보일 것이라는 얘기다.

외환닷컴종합연구소의 칸다 타쿠야 조사부장은 "'엔화 강세 국면에는 엔화 매도'라는 전략을 올해 들어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금융완화를 크게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도 적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외환시장에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와타나베 부인들의 망설임이 엔화 약세·달러 강세 흐름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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