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쪽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 3월 회의에서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이후 나타난 유로화 강세로 입장을 선회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으로 풀이된다.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 3월 중순 ECB의 초강력 완화정책이 발표된 직후 1.08달러 초반으로 밀렸으나 드라기 총재의 발언 여파로 1.12달러대로 급반등했다.

이후 일부 ECB 관계자들이 추가 금리인하가 가능하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미국의 점진적인 금리인상 전망에 따른 달러약세 여파로 유로-달러 환율은 현재 1.1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마켓워치는 지난 3월 드라기 총재가 금리인하보다는 은행 자금공급을 통한 금융완화에 더 초점을 맞출 방침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시 ECB는 정책금리를 일제히 인하하는 한편으로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을 오는 6월부터 2차로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대출을 늘리는 은행에는 돈을 빌려줄 때 0.4%의 금리도 얹어주겠다는 정책이다.

하지만 ECB 정책을 분석하는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드라기 총재가 추가 금리인하 포석을 깔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단스케방크는 드라기 총재가 '정책 금리가 상당기간 현 수준 혹은 더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의 선제적 안내(포워드 가이던스)를 강조하는 방법으로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둘 것으로 내다봤다.

마켓워치는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3월 의사록이 이미 공개된 상황이라 드라기 총재가 말을 바꿔도 투자자들이 놀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투자자들은 어떤 외부 충격이 와야 ECB가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지, 시기는 언제가 될지 점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RBC캐피털마켓츠도 "드라기 총재가 지난번보다 발언에 힘을 뺀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드라기 총재의 입장 변화는) 유로화 추가 강세를 막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ECB가 최근 단행한 추가 완화책의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여름동안 금리를 실제 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ECB는 21일 통화정책 회의를 개최한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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