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달러-엔 환율이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 유지 발표 직전에 갑자기 수직하락한 것은 해외 투기세력의 엔화 매수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보도했다.

이날 오전 105엔대 중반에서 움직였던 달러-엔 환율은 일본은행의 회의 결과가 전해지기 직전인 11시30분께 105.30엔으로 약 0.20엔 급락했고 이후 104엔대 후반으로 추락했다.

회의 결과가 나오기 전 미묘한 시간대임에도 일본은행의 정책 동결을 예상한 해외 투기세력들이 과감한 엔화 매수에 나선 것으로 추정됐다.

일반적으로 일본은행이 금융정책을 변경하지 않으면 회의 결과는 빨리 나오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을 결정한 지난 1월에는 회의가 오후 1시30분 넘어 끝났지만 추가 완화를 보류했던 4월에는 정오 전에 종료됐다.

한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일본이 현상 유지를 결정한다면 발표는 11시30분부터 정오 사이에 나올 것이고, 다른 시장 참가자들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회의 결과 발표 전에 엔화를 사들일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다른 투자자들은 11시45분께 일본은행의 금융정책 동결을 확인한 이후에 비로소 엔화를 사들였다.

미쓰비시UFJ은행은 일본은행이 꺼낼만한 금융정책 옵션이 많지 않다는 인식 때문에 엔화 매수가 나오기 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엔화가 105엔이라는 고비를 넘으면서 다음 저항선을 테스트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문은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결정하는 영국의 국민투표일이 다가오고 있어 향후 100엔을 목표로 한 엔화 강세가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달러-엔 환율은 추가 완화 보류 여파로 낙폭을 확대해 장중 104엔대마저 내줬다. 달러-엔은 오후 3시21분께 103.96엔까지 밀렸다가 3시30분 현재 104.13엔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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