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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 주간전망)

‘피셔효과’로 잘 알려진 어빙 피셔(Irving Fisher, 1867~1947)는 화폐 금융론에서 업적을 쌓은 경제학자다. 그런데 피셔는 주가폭락으로 더 유명하다. 그가 하락을 예측했기 때문이 아니다. 피셔는 대중연설에서 “미국의 주가는 영원히 내려올 수 없는 고원지대에 올라섰다”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열흘도 안 된 1929년10월28일(-12.6%)과 10월29일(-11.7%), 다우지수가 큰 폭으로 추락하면서 대공황의 시발점을 만들었다. 그는 완벽하게 틀렸다! 주가는 고원지대가 아니라 오히려 본격적인 내리막길에 들어선 것이다.

‘브렉시트’ 소식을 접하면서, 나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피셔만큼 유명한 경제학자는 결코 아니지만, 나 역시 “브렉시트는 없다”고 단언하였던 터. 피셔가 주가 대폭락을 보고 느꼈을 절망감을 이해할만 했다. 차트에서 상승세라는 것을 확신하였기에 호재가 나오고, 추세가 더 이어지리라 예상하였던 것인데, 죄다 엉망이 되고 말았다. 완벽하게 틀렸다!

지난주 금요일(6월24일) 코스피의 차트를 한 번 보라. 고점 2001.55에서 저점 1,892.75에 이르기까지 100포인트 이상의 엄청난 장대음선이 나타났다. 사람에 비유한다면 마치 피부에 깊숙한 생채기가 난 셈. 아픔은 곧 사라지겠지만, 흔적은 두고두고 우리를 괴롭힐 게다. 사람이나 차트나 같다. 인간 심리가 차트를 만든다. 결론부터 말하여 주가가 상승세로 회복되려면 충격부터 추슬러야 한다. 상당히 오랜 기간이 걸릴 수밖에 없겠다.

지난주 초반만 하더라도 구름 위로 오르면서 상승세에 시동을 걸던 코스피의 일목균형표는 완전히 ‘균형’이 무너졌다. 모든 괘선들이 급전직하, 하락세로 바뀌었으니 말이다. 그나마 다행스런 일은 6월24일 장대음선에서 아래쪽으로 수염이 길게 달렸다는 것이다. 1,900대 초반에는 나름 매수세가 나타날 거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게다가 브렉시트로 인한 주가 하락폭이 과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주에는 조금이나마 반등은 예상된다.

하지만 추세와 균형이 완전히 망가진 상황. 만만치 않다. 주가가 오르려면 당장 저항을 극복해야 하는데, 1,970~1,980 언저리에 걸쳐있는 구름은 현 수준에서 너무 멀다. 만일 구름은 고사하고 코스피가 빠른 시일 안에 금요일의 장대음선 절반 수준인 1,960선조차 넘기지 못한다면 매우 심각해진다. 그럴 때는 1,900선이 다시 무너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갑자기 모든 것이 갑갑해졌다.

(달러-원 주간전망)

코스피만이 아니다. 다우지수에도, S&P500지수에도 차트에 무시무시한 장대음선이 출현하였다. 앞서 설명하였듯 이런 장대음선은 두고두고 상승세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달러/원 차트에는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졌다. 엄청난 장대양선이 만들어진 것이다. 6월 중순부터 이어졌던 환율의 하락세를 단번에 만회할 만큼 대단한 상승폭이다.

지난주 수요일까지만 하더라도 구름 아래로 내려서면서 하락세가 강화되고 심지어 추가 하락의 여지까지 남겨두었던 달러/원이었으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환율은 일목균형표에서 순식간에 구름 위로 올라서면서 돌연 상승세로 전환되었으니 말이다. 다만 코스피는 장대음선과 함께 모든 괘선들도 덩달아 무너졌지만 달러/원의 경우는 그렇게까지 극단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점이 좀 다르다. 환율만이 먼저 구름을 상향 돌파하였을 따름이지 전환선이나 기준선 혹은 후행스팬 등이 여태 ‘역전’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만일 이번 주에 괘선들이 차례로 상승 방향으로 전개되지 않는다면 금요일의 급등은 ‘반짝 장세’에 그칠 공산도 있다. 결국 이번 주의 움직임이 향후를 가늠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참.

순수하게 차트로 판단할 경우, 이번 주 초반에는 환율의 하락이 예상된다. 상승폭이 컸으니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것은 기본적인 상식. 거기에다 일목균형표 괘선이 불완전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예컨대 후행스팬은 당장 26일전 캔들의 저항에 봉착했다. 1,180원~1,190원 언저리가 저항대인데 이를 단박에 넘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또 있다. 기준선-전환선이 호전되기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 금요일에는 브렉시트가 있었지만 이번 주에 환율이 전고점 1,195원을 넘어 더 치솟으려면 무엇인가 다른 충격이 있어야 한다. 아무래도 환율은 당장 상승하기보다는 시간을 끌 공산이 높으니만큼 이번 주는 약간의 ‘뒷걸음질’이 예상된다. 구름 상단인 1,170원 수준이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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