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서울채권시장이채권 수익률곡선을 새삼 주목하고 있다. 지난주를 기점으로 수익률 곡선이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가팔라질 조짐을 보여서다. 국고채 10년물 대비 3년물 스프레드가 20bp 부근까지 올라왔지만 플래트닝으로 대응하기에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20일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 수익률 종합(화면번호 4511)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10년물 대비 3년물 스프레드는 19.9bp를 나타냈다.

채권시장에서 강세 분위기는 유지되고 있지만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 상승 폭이 확대되고 있다. 국고채 10년물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렸던 지난 14일 1.374%를 저점으로 한 후 3거래일동안 5.2bp가 상승했다.

 







<국고채 3년물 및 10년물 금리 추이>

미국채 금리를 비롯한 글로벌 금리가 위험자산 선호에 약세로 돌아선 것이 장기물 금리 상승의 주된 이유였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리스크 회피성향으로 글로벌 채권금리가 하락했지만 단기 바닥권을 지났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주 미국채금리는 10bp 이상 상승했다. 독일 10년물 역시 10bp 이상 상승하면서 제로 수준에 가까워졌다.

글로벌 채권시장은 금리 레벨이 낮아진 데 따른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한국은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유지되면서 글로벌 금리 반등에도 그 영향이 제한됐다. 서울채권시장은 레벨이 아니라 커브에 좀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시장참여자들은 단기물과 장기물 모두 수급이 탄탄하기 때문에 향후 흐름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국고채 10년물 대비 3년물 금리 스프레드의 공방이 20bp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대외 여건이나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매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플래트닝보다는 추가 스티프닝이 나타날 가능성이 좀 더 큰 것으로 진단됐다.

한 증권사 채권딜러는 "대외 금리 상승으로 다시 레벨 찾기를 하는 국면에서 유동성의 힘으로 수급은 양호한 편이다"며 "국내 통화정책 기대감이 살아있다보니 단기쪽은 꾸준히 사자가 유입되고 있지만 장기쪽은 외국인 등 투자주체 흐름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강세 스티프닝을 예상했다.

그는 "이번 달 이탈리아 은행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나오는데, 이번 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우려를 줄여주려는 노력을 할 것 같다"며 "유동성이 위험자산쪽으로 이동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금리 레벨이 낮아졌지만 금리인하 기대감때문에 밀리면 사자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금리 레벨은 더이상 중요하지 않고, 커브 흐름에 시장의 관심이 커졌다"며 "그 동안은 플래트닝으로 일관했지만 최근 커브가 일어서면서 커브가 그동안 과도했다는 인식이 커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증권사 채권딜러는 "ECB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외국인이 리스크를 줄이는 수순을 밟는 게 아닌가 싶다"며 "커브 스티프닝이 큰 폭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쉬어가는 모습이 연출될 듯하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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