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인구 감소에 예외 없이 하락했던 일본 등의 주택가격 사례를 참작할 때 국내 주택시장도 하락세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국내 총인구가 감소하는 2030년이 변곡점으로 판단됐다.

15일 조만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와 송인호 KDI 공공투자정책실장의 '인구 고령화와 주택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국가들은 역부양비율이 떨어질 때 집값이 동반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부양비율 하락세와 성장률 등이 집값 변화 속도에 함께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역부양비율은 생산가능연령대인구를 비생산연령대인구로 나눈 값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연령층에 속하는 속도가 빠르거나 출산율이 낮으면 이 비율이 떨어지게 된다. 일본은 역부양비율의 하락을 일찍 경험했고 우리나라는 이를 급히 따라가는 실정이다.

논문은 우리나라의 역부양비율이 지난 2015년 2.7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 비율은 2035년에 1.5로 떨어지고 2055년에는 1.1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과 싱가포르 등 다른 아시아국가에 비해 매우 속도가 빠르고(2015~35년 기간 중 중국은 2.6→1.9, 싱가포르는 2.8→1.7로 하락), 일본의 과거 20년에 비해서도 더욱 속도가 가파르다고 연구진은 판단했다.

보고서는 주거소비의 정점이 55~59세라는 점을 지적하며 우리나라가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약 11%의 주택가격 하락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수요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역부양비율만 놓고 가정했을 때 나온 수치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최소 연평균 2%대를 유지하면 2025년까지는 주택가격 하락세의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 앞으로 10년간 국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평균 1.4~1.8%일 때도 안심해도 좋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 등 국내 주요연구기관들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현재 3% 혹은 2%대 후반이라고 추정한다.

총인구가 감소하는 2030년이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우리나라는 2025년부터 역부양비율 하락의 효과로 2045년까지 집값이 약 2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총인구가 감소하면 본격화할 수 있는 셈이다.

일본은 이런 상황을 2010년부터 경험했다. 일본의 주택가격은 199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했는데 이후 20년이 지나자 주택수요까지 하락으로 전환했다. 총인구가 감소하면서 고령화와 저성장, 심리 등의 거래비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송인호 KDI 공공정책실장은 "총인구의 감소는 주택에 대한 총수요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 효과는 총인구가 감소하는 시기인 2030년경을 전후로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2030년 이후 총인구가 감소하면 주택수요 및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로 인한 거시경제 전반의 충격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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