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지난 2015년에 발행된 안심전환대출 주택담보부증권(MBS)의 조기상환 이슈가 채권시장에 화두로 떠올랐다. MBS 조기상환 후 채권으로의 재투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조기상환 규모가 적지 않은만큼 은행권의 재투자가 수급상 우호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이 BIS 비율 등을 고려해 듀레이션이 길지 않은 채권을 담는 만큼 단기물의 메리트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16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올해 안심전환대출 MBS 조기상환 규모는 약 17조원으로 추정된다.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한 안심전환대출 MBS 30조원의 대부분은 은행이 보유하고 있다. 당시 금융당국은 안심전환대출이 실행될 당시 은행이 대출을 제공하면서 생기는 유동성을 재대출로 연결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MBS를 매수하도록 했다.

안심전환대출 MBS 중 5년 이상 구간은 조기상환옵션이 내재되어 있다. 발행일로부터 16~21개월부터 조기상환이 시작되고, 최초상환이 시작되면 12~14개월 정도에 최종상환이 완료되는 것으로 예측됐다.

하나금융투자는 2015년에 발행됐던 안심전환대출 MBS의 콜옵션 행사가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은행계정에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고채와 통안채 순매수가 증가한 이유 중 하나는 안심전환대출 MBS가 조기상환되면서 재투자가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금에 대한 중도상환이 올해 집중되면서 만기와 중도상환 규모는 약 17조원에 이를 전망이다"며 "은행이 작년 한 해 동안 순매수한 채권 규모가 49조원 가량으로, 상당한 규모의 추가 자금이 채권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등으로 은행의 대출 규제가 강화된 반면 예금유입이 지속되고 있어 은행의 채권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시장참가자들은 내다봤다.

은행권에서는 채권평가손익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듀레이션이 짧은 채권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시적으로 평가손이 발생할 경우 자기자본비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2015년 MBS 발행 당시보다 금리가 많이 하락했기 때문에 조기상환은 거의 이루어질듯 하다"며 "잔고감소분만큼을 채워야하는데다 올해 은행의 채권 운용규모를 늘리고 있기 때문에 채권 수요는 많을 듯하다"고 말했다.

이미선 연구원은 "은행의 대출 증가율이 꺾이면서 자산운용을 해야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채권투자 외에는 대안이 별로 없다"며 "은행의 매수로 통안채와 1~2년 국고채 등은 강세 흐름이 유지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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