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국내 소형주택의 집값이 다른 규모 집값보다 가파르게 오르면서 투자 수요가 시세에 미치는 영향력이 이전보다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 수요에 고령층이 몰리면서 고령화 시대에도 주택 매수가 견조할 수 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28일 한국감정원이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5년 65세 이상 인구는 6만2천100호의 아파트를 매수했다. 이 연령대에서 이전에는 5만호 미만으로 매년 거래가 나왔지만, 처음으로 6만호를 넘겼다. 약 3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60~60세 연령대 인구에서도 2015년의 아파트 매수가 2012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55~59세 역시 같은 결과였다. 44세 이하 연령대에서 증가율이 최대 60%를 넘지 못한 점과 대비된다. 34세 이하에서는 3년 새 거래가 19.7% 추가하는 데 그쳤다.

연령대별 인구 100명당 아파트 매수거래량을 계산하면 시기를 불문하고 항상 35~39세가 가장 많다.

다만, 이 숫자는 고령층에서도 증가 추세다. 60~64세 연령대 인구는 100명당 아파트 매수거래량은 2012년 0.92호에서 2015년에 1.84호로 올라갔다. 65세 이상은 0.53에서 0.95가 됐다.

고령층이 주택시장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두드러지고 있는 셈이다. 60~64세가 거주주택 이외의 부동산에 투자하는 비율(2014년 기준)이 19.69%에 달했다. 65세 이상은 10.14%였다. 투자비율이 20%에 육박하는 연령대는 60~64세가 유일했다.

박진백 한국감정원 책임연구원은 "자녀가 분가를 본격화하는 45~59세는 실질 투자수익률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60대 이상 연령에서는 실질 투자수익률이 1%포인트 증가하면 아파트 매매가 최대 4.5%까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금리가 낮아지고 임대주택 시장이 빠르게 월세로 전환하면서 고령층이 투자 수요로 몰렸다는 해석이다. 이들은 손대기 쉬운 소형주택에 빠르게 진입했고 소형주택은 다른 규모보다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다. (연합인포맥스가 27일 오후 2시 46분에 송고한 '<건재 과시한 서울 아파트…면적별 등락 눈길>' 기사 참고.)

상대적으로 높은 부동산 수익률이 고령화 추세에도 견조한 주택매수세를 이끄는 동력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박 연구원은 "우리나라에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주택시장의 침체요소로 작동할 것이라는 진단이 많지만, 고령층은 은퇴 이후에서도 자산투자를 통해 소득활동을 지속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실질적으로 시장에서 은퇴하는 시점은 뒤로 미뤄지고 있어 고령층의 경제활동 역시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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