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23일 실시되는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결과가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4명의 대선 후보간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아 결과가 불투명한 가운데,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과 급진좌파 장뤼크 멜랑숑이 결선 투표에 진출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경우 유로존 붕괴 우려에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그동안 프랑스 대선이 전체 유로존 존립을 좌우하는 변수가 아니었으나 이번엔 다르다고 지적했다.

탑트레이더의 토니 크로스 시장 애널리스트는 프랑스 대선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보다 유럽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켓워치는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르펜이 결선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누가 르펜의 결선 경쟁자가 될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씨티그룹의 전략가들은 "투자자들은 내달 7일 결선 투표에서 르펜이 멜랑숑을 마주하게 되는 '악몽'같은 시나리오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권자들이 반(反)세계화, 반EU, 친러시아 성향의 두 후보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씨티는 르펜과 멜랑숑 가운데 한 명이 승리할 경우 리스크 자산 투매가 나오면서 프랑스 및 유럽 증시가 6월 말까지 5~10%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대로 중도신당 앙 마르슈의 대선 후보인 에마뉘엘 마크롱이나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이 승리할 경우 유럽 주식이 연말까지 10~20% 뛸 것으로 내다봤다.

UBS는 르펜이 승리할 경우 유로스톡스(Eurostoxx) 지수가 무려 35% 폭락할 것으로 봤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해당 지수가 13~23% 밀릴 것으로 전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유로화도 큰 충격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HSBC 전략가들은 르펜과 멜랑숑이 결선에 진출할 경우 유로-달러 환율이 0.9달러로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HSBC는 프랑스 차기 대통령이 프랑스의 유로존 이탈을 추진할지 모른다는 예상에 유로화 가치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반면 마크롱과 피용이 결선에 진출한다면 유로-달러 환율이 1.12달러대로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마크롱과 르펜이 맞붙을 경우 유로-달러 환율이 1.0350~1.09달러 범위의 상단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 인덱스의 캐틀린 브룩스 리서치 디렉터는 마크론과 피용의 결선 진출은 시장 친화적인 상황으로 인식되면서 유로화가 랠리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올해 들어 프랑스 채권과 큰 상관관계를 보여온 프랑스 CAC-40 지수와 독일 Dax 지수, 유로스톡스 지수도 일제히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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