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KB손해보험 소액주주 대부분이 오는 7월 상장폐지를 앞두고 KB금융지주 주식으로 교환하는 대신 공개매수를 선택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이 KB손보와 KB캐피탈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지난달 14일부터 KB손보의 잔여지분 60.19%에 대해 공개매수를 진행한 결과 54.49%가 청약됐다. KB금융 주식으로 바꾸겠다고 선택한 주주는 5.70%에 불과했다.

공개매수를 함께 진행한 KB캐피탈의 경우 공개매수 대상이였던 47.98% 중 27.68%가 청약됐고, 남은 지분인 20.30%는 KB금융 주식과 교환하기로 했다.

KB손보 주주들이 대거 공개매수에 나선 것은 '가격' 때문이다.

KB금융이 제시한 KB손보의 공개매수 가격은 1주에 3만3천원으로 지난 4월 14일 종가 대비 17.9% 높은 가격으로 52주 최고가다. 공개매수가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배로 업계 경쟁사와 유사한 수준이다.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으면 KB손보 1주당 KB금융 보통주 약 0.5728700주와 교환해야 한다. 현재 KB금융 주가를 감안할 경우 주주입장에서는 공개매수가격이 더 유리해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공개매수 가격이 높아 공개매수 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KB금융이 높은 프리미엄을 준 데에는 주식가치 희석을 막고, 현대증권 완전 자회사 편입 당시 불거졌던 헐값 논란 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증권 소액주주들은 지난해 5월 현대증권 자사주 1천671만5천870주를 주당 6천41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매각했다며 1천261억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KB금융이 현대상선으로부터 사들인 현대증권 주식가격(주당 2만3천183원)보다 현저히 낮다며 헐값매각이라고 주장했다.

윤종규 회장은 KB손보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적극 나설 수 있게 높은 프리미엄을 적극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손해배상 청구는 기각됐지만, 당시와 유사한 일이 또다시 벌어져 시끄러워지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에서다.

이번 공개매수로 KB금융의 KB손보 지분율은 94.3%로 높아졌다. KB금융은 미보유지분 전체를 공개매수하는 데 약 1조2천억원의 대금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전일 1조4천억원 어치의 기업어음(CP)를 발행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KB손보와 KB캐피탈 공개매수대금으로 최대 1조6천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어 왔고, 조달비용은 200억~300억원 내외에 그칠 것"이라며 "완전자회사 편입으로 당기순이익이 2천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장기적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주식교환 시 교부주식은 KB금융지주가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으로 이뤄져 주식교환으로 인한 신주발행이 없어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도 없다"며 "KB금융은 자기주식 처분으로 자기자본이 늘어 자기자본이익률(ROE)과 부채비율 등 일부 지표가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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