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마이너스 금리로 日 지방은행 위기 직전"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일본은행이 2%로 설정한 물가 목표를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지적했다.

일본은행이 지난 7월 금융정책 결정 회의에서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취임 이후 6번째로 물가 목표 달성 시기를 연기하면서 통화정책 운영에 대한 신뢰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뿐만아니라 더 심각한 것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장기화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신문은 우려했다.

최근 후쿠오카파이낸셜홀딩스(FG)와 나가사키현의 쥬하치은행은 10월로 예정했던 경영 통합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나가사키현에 소재한 후쿠오카FG 산하의 신와은행이 나가사키 내 과점을 우려하는 공정위의 승인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방은행이 합병을 시도하는 것은 경영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는 강한 위기감 때문이다. 일본은행이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은행 마진에 직격탄이 됐고, 작년(회계연도 기준) 상장 지방은행의 절반 이상이 본업인 대고객 서비스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메가뱅크들은 해외로 진출하거나 핀테크 등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수 있는 체력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지만, 지역 금융기관들은 합병과 제휴로 체력과 노하우를 다질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합병이 지체되면 지방 금융기관으로서는 막다른 길에 내몰리게 되는 셈이다. 미즈호종합연구소는 "이대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이어지면 지난 20년에 걸쳐 체력이 점차 약해진 지역 금융기관에서 경영 위기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일본은행이 목표로 하는 2%의 물가 상승률은 지난 2013년 1월에 도입됐다. 중앙은행은 현행 '장단기 금리 조작부 양적·질적 금융완화' 정책을 "2% 물가 목표를 안정적으로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시점까지 계속하겠다"고 단언하고 있다.

일본은행이 최근 수정한 물가 목표 달성 예상 시점인 '2019년 무렵'까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해진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지역 금융기관에 심각한 상황이 닥치게 된 셈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 물가 목표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버블 붕괴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 그래프를 보면 2%를 초과한 시기는 불과 세 차례에 불과했다. 두 차례는 소비세가 인상됐을 때, 한 차례는 리먼 사태 이전 국제 상품 시황이 활황을 보였을 때였다. IT버블 때도 2%에 이르지 않았다. 즉 특수 요인이나 해외 요인 없이는 2% 달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미쓰비시UFJ리서치&컨설팅의 이가라시 다카노부 연구 이사는 "2% 달성은 현실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물가 부진은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유럽중앙은행(ECB)도 직면하고 있는 문제다.

금리 인상 국면에 들어간 연준은 낮은 물가 상승률로 향후 금리 인상을 두고 어려운 판단을 내려야 한다. ECB도 양적완화 축소를 모색하고 있지만 물가가 생각만큼 올라오지 않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물가가 부진한 배경에는 글로벌화에 따른 가격 균등화, IT화에 따른 가격 정보 공유화 등 여러 설이 있다.

신문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2%'를 당연하게 주어진 여건으로 보지 말고 새로 분석해봐야 할 시점이 온 것은 아닌지 생각해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지난 2006년 일본은행이 처음으로 양적완화 정책을 해제할 당시 '물가가 안정적으로 0%를 상회하는 것'을 목표로 뒀었다며, 실제로 일본은행에 있어 '2% 물가 목표'의 역사는 길지 않다고 덧붙였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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