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북한이 감행한 6차 핵실험으로 향후 지정적학적 리스크 확대와 이에 따른 회사채시장의 파장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3일 북한의 핵실험이 '지정학적 신용 이벤트'로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과거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내성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회사채시장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향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핵도발에 어떤 대응방식을 채택할지도 변수라고 밝혔다.

회사채시장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핵실험 강행이 앞으로 국고채 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내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영향을 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반적으로 북한과 관련된 지정학적 리스크가 생기면 외국인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회사채 발행금리는 국고채 금리에 신용 스프레드를 더해 산출하기 때문에, 국고채 금리가 상승할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조달 비용이 커지는 부담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그럼에도 북한의 핵실험 이슈가 크레디트 채권의 가치를 결정하는 신용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안은 아니라는 평가다. 일시적으로 국고채 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일회성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채권시장에서 북한 리스크가 부각됐을 때 전반적으로 외국인이 선물을 파는 경향을 보였다"며 "이는 시장 금리를 상승하는 쪽으로 이끌고, 크레디트 채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다만 "지난해 9월 5차 핵실험 당시에도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가 상승했고, 크레디트 채권도 전반적으로 강하지는 못했다"며 "그러나 신용 스프레드 기준으로 보면 크게 확대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DCM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회사채 수요가 주춤해질 수 있지만, 국고채와 비교하면 금리 메리트가 여전히 있다. 최근 발행된 회사채에서도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여전히 확인됐다"며 "신용등급이 괜찮은 회사채에 대한 투자 자체가 크게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는 만큼은 발행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회사채 자체에 대한 투자심리보다는 향후 외국인 증권자금 유출, 환율 여파 등에 따라 국고채 금리가 어느 수준까지 올라갈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도발에 대해 주변국 사이에 긴장도가 커진 상황에서 향후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대응방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이 북한의 핵실험 강행에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지가 금융시장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의 대응방식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mj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