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정원 기자 =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이번에는 러시아에 소재한 호텔·농장에 대한 매각절차에 착수했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블라디보스톡비지니스센터(Vladivostok Business Center·VBC)를 호텔롯데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호텔롯데는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매매계약을 조만간 체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러시아에 위치한 3개의 농장법인도 '패키지'로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현대중공업은 지분 100%를 보유한 'Hyundai Khorol Agro Ltd.'와 'Hyundai Mikhailovka Agro Ltd.'를 통해 연해주 인근에서 영농사업을 하고 있다. 지분의 49%를 보유한 농장법인인 'Hyundai Primorye Ltd'도 매각대상에 포함됐다.

호텔롯데는 지난 2010년 모스크바호텔을 개관한 데 이어 전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두 번째 호텔을 개관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러시아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차원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경주와 울산, 목포 등 3곳에 호텔을 운영했던 자회사인 호텔현대를 한앤컴퍼니에 매각하고 이를 통해 2천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호텔현대가 위탁 운영했던 러시아 VBC도 매각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VBC는 현대중공업이 자체적으로 소유하고 있었던 만큼 결국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바 있다.

이번 VBC의 매각이 완료되면 현대중공업은 과거 정주영 명예회장이 자주 이용하던 강릉씨마크호텔(옛 호텔현대 경포대)을 빼고 호텔사업에서 손을 떼게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중공업의 행보를 감안하면 이번 매각도 예견된 수순"이라며 "신용등급이 크게 하락한 탓에 비핵심자산 매각 외에는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14년에만 해도 최고 수준인 'AA+'를 보유했던 현대중공업은 이후 업황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신용등급의 급전직하를 겪었다. 현재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등급 전망에 '부정적' 꼬리표가 달린 만큼 자칫 BBB급으로 하락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현대중공업은 5천억원 규모의 회사채와 1천100억원의 기업어음(CP) 잔액을 보유 중이다. 특히, CP의 경우 내년 1월까지 모두 만기가 돌아온다.

농장사업 또한 비슷한 이유로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은 '식량 자주화'가 이슈였던 지난 2009년을 기점으로 영농사업에 진출했다. 그러나 변화된 경영환경을 감안해 본업과의 연관성을 고려한 사업 재편 작업을 추진하면서 비핵심자산과 비관련 해외법인들을 매각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비핵심자산 매각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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