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인민은행 내부 관료들도 환율 개혁 시기가 무르익었음을 시사해 중국이 변동환율제로 나아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중국 대표 싱크탱크인 중국금융40인논단(中國金融四十人論壇) 회원인 황이핑(黃益平)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회 위원은 22일 발간된 논단 보고서에서 "정책당국자들이 (위안화 개혁에) 의지와 결의만 있다면 내 판단에 그들은 지금 '그것'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것'은 환율을 더욱 자유롭게 하는 것으로 종국에는 변동환율제도로 나아가기 위한 환율 개혁을 언급한 것이다.

보고서 공동 저자로 참여한 황 위원은 "지금 타이밍이 좋다"며 지금이 위안화 환율을 더욱 자유롭게 할 적기라는 점을 시사했다.

황 위원은 "과거에 중국 외환 당국은 위안화 절상 혹은 절하 기대 둘 중 하나와 싸워야 했다"며 "당국은 그동안 반복해서 환율 체제를 좀 더 유연하게 만들기에 (지금은) 시기가 나쁘다고 언급해왔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는 하지만 "지금은 시장이 안정됐다"며 환율 개혁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말했다.

SCMP는 중국 당국이 보고서의 권고를 채택할지는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유력 싱크 탱크에서 해당 보고서가 만들어진 점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민간 비영리 경제, 금융 싱크탱크인 중국금융40인논단은 40년 이상 경력의 유력 경제 전문가 40인으로 구성된 연구 기관이다.

여기에는 주쥔(朱雋) 인민은행 국제사 사장, 쉬중(徐忠) 인민은행 연구국 국장, 주민(朱民) 전 IMF 부총재 겸 전 인민은행 부행장 등 인민은행 주요 전·현직 관계자들도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중국이 변동환율제도를 채택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이보다는 당국이 기존 환율 변동폭을 확대할 가능성에 전문가들은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7월 인민은행이 발간하는 금융시보가 전문가 의견임을 전제로 당국의 외환 시장 개입을 줄이고 환율 밴드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계기가 됐다.

전문가들은 내달 예정된 제19차 당 대회를 전후로 환율 개혁이 강화될 수 있다며 위안화가 안정된 지금이 환율 개혁에 나서야 할 적기라고 주장했다.

앞서 리우 지안 중국 교통은행 수석 애널리스트도 당국이 유연한 환율 운영을 위해서는 주요 통화에 대한 중국의 환율 밴드를 ±3%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중국의 환율 밴드는 ±2%로, 2014년 이후 조정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5월 도입한 역주기 조절 요소를 반영한 환율 산정 방식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금융40인논단이 발표한 보고서 공동 저자인 장 빈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국이 환율을 자유롭게 하길 원한다면 먼저 기존 가격 결정 메커니즘에서 '역주기 조절 요소'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지난 5월 기준환율 산정 때 역주기조절 요소를 도입해 위안화 변동성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했다. 당시 해당 조치는 위안화 환율 개혁을 후퇴시키는 행위라는 비판을 받았다.

장 연구원은 역주기 조절 요소를 없애면 환율이 "상대적으로 넓은 연간 범위대 내에서 움직이게 될 것"이라며 이는 변동환율제도로 나아가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 "(역주기 조절 요소를) 없앰으로써 당국은 위안화가 합의된 범위내에서 머무는 한 (시장에서) 손을 떼고 (이를 떠받치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동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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