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정원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을 만나 금호타이어 매각에 협조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12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이동걸 회장은 전날 서울 모처에서 박 회장을 만났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매각을 다시 추진할 때 '금호' 상표권 등 여러 부문에서 금호석화의 협조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 상표권은 현재 금호산업과 금호석화 등 2개의 기업이 보유하고 있다.

금호산업은 박삼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소속으로, 이미 금호타이어 채권단에게 협조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과거 금호아시아나가 상표권으로 금호타이어 매각을 무산시켰다는 지적이 나오자 사전에 모든 걸림돌을 제거하겠다는 것이 이동걸 회장의 생각이다.

박찬구 회장도 이 회장의 제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동걸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금호석화에 금호타이어 인수를 제안하거나, 앞으로 금호타이어 매각을 위한 입찰을 시행할 때 금호석화의 참여를 허용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일각에서는 금호석화가 금호타이어와 수직결합 시너지가 있고 유동성도 풍부하다는 점을 고려해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 호남기업으로서 지역 민심에 반하지 않는다는 이점도 있다. 그러나 2조7천억원이 넘는 금호석화의 부채(연결기준)에 대해 경계의 시각도 있다.

채권단은 일단 금호타이어 실사가 마무리된 후 다양한 대안을 도출할 것으로 보인다. 실사 결과는 오는 12월 초에 나온다.

물론, 실사 과정에서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겠다는 투자자가 나타나면 언제든 검토할 수 있다는 게 채권단의 입장이다. 금호타이어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이 제안서에 담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동걸 회장은 박삼구 회장에 이어 이번에 박찬구 회장까지 만나는 등 금호타이어 구조조정을 앞두고 이해관계자의 협조를 끌어내고 있다.

이 회장은 이달 13일 금호타이어 노동조합과도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가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만큼 노조도 이해관계자의 한 축으로서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업계에서는 복리후생비를 포함한 인건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 생산직의 1인당 인건비(복리후생비 포함)가 지난 2012년 5천430만원에서 작년 8천150만원으로 50% 정도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jwchoi@yna.co.kr

jw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