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한국신용평가는 정부의 탈원전정책 기조와 관련해 신고리 5·6호기 공사가 재개되더라도 현재 'A-' 등급이 부여된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 하향압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 하향압력은 지주사와 자회사 신용등급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신평은 17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결론 도출 시한인 오는 20일 이후 두산중공업을 비롯해 계열 전반의 신용도를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고리 5·6호기 공사가 재개되지 않았을 때는 두산중공업뿐 아니라 지주사인 두산㈜, 자회사인 두산건설 및 두산엔진의 신용도 하향압력이 올라간다고 한신평은 설명했다. 이는 원전 매출이 급격하게 축소되는 데 따른 결과다.

신고리 5·6호기 공사가 재개되더라도 계열사 지원부담이 지속하거나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이면 신용도 하향압력은 상승할 수 있다고 한신평은 덧붙였다.

한신평은 "두산그룹의 부정적인 신용도 안정화를 위해서는 건설업과 조선업의 시황개선, 발전기자재 사업환경 급변에 대한 대응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비주력사업 매각과 비핵심자산 매각 등을 통한 추가 재무구조 개선도 조언했다.

지난 2015~2016년까지는 유동성 리스크 등 취약한 재무구조를 지닌 두산건설 및 두산인프라코어가 핵심 크레디트 이슈 업체였다. 그러나 2017년 들어 신정부 에너지 정책 급변으로 두산중공업이 핵심 크레디트 업체로 부각했다.

앞서, 정부의 에너지정책 기조는 석탄화력발전 및 원자력발전의 비중 축소,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 비중 확대로 나아갔다.

이에 따라 신고리 5·6호기는 공사가 중단됐고, 지난 7월 공론화위원회가 출범해 오는 20일 최종결론이 난다.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외에 신한울 3·4호기, 천지 1·2호기, 대진 1·2호기 등 신규 원전 건설계획 백지화도 공식 발표했다.

두산중공업 원전 매출 비중은 2016년 별도기준 매출의 약 30%, 연결기준 매출의 약 23%로 나타났다. 한신평은 신고리 5·6호기 공사중단으로 두산중공업 2018~2020년 연간 매출 가운데 약 3천500~4천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주요 모니터링 포인트로는 중공업·건설 부문의 부정적 사업환경과 과다한 재무부담 등이 지적됐다.

탈원전·탈석탄 정책으로 인한 수주환경 악화와 장기화된 조선업 및 건설업의 회복 가능성 미흡 등이 이에 해당한다.

신주인수권부사채와 담보부사채 발행 등 자구안 이행에도 그룹 재무부담은 현금창출력 대비 여전히 과중한 것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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