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조건을 제시했음에도 기관투자자로부터 충분한 수요를 끌어내지 못했다.

18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1년 6개월 만기 6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전일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결과는 미달이었다. 총 들어온 주문은 30억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하반기 자금조달에도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애초 아시아나항공은 다소 높은 금리를 앞세워 회사채 투자자 확보에 나설 계획이었다. 지난 7월 회사채 발행 당시에도 연 5.8%의 금리로 개인 투자자 수요를 확보해 180억원 증액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고금리 매력에도 아시아나항공의 신용 리스크와 장기 실적 전망 등이 발목을 잡았다. 특히 지난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대한항공이 모집규모의 4배를 웃도는 주문을 확보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결과는 의외라는 평가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은 대한항공('BBB+')보다 두 단계 낮은 'BBB-'다.

아울러 실적 측면에서도 대한항공은 회복세에 접어든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중국발 사드 보복 등 영향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됐다.

증권사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 나쁘지는 않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다"며 "아시아나항공은 주요 노선이 중장거리 및 아시아권이어서 대한항공에 비해 LCC(저가항공사)나 외항사 등과 경쟁이 치열하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측면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계열사 지원 부담도 한몫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주회사인 금호홀딩스는 현금창출력 대비 재무부담이 과중한 상황"이라며 "그룹 지배구조 변화 과정에서 직·간접적인 재무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회사채 대부분은 리테일용으로 판매될 전망이다.

부채자본시장(DCM) 관계자는 "수요예측에서 미달된 물량에 대해서는 리테일용으로 증권사에서 흡수할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회사채는 금리 수준이 높아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하루 만에 완판될 정도로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차입금 만기구조를 단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발행한 2천100억원 규모 자산유동화증권(ABS)도 미매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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