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연내 6조원 만기도래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에 이어 한국은행에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암시하는 발언이 이어지면서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기업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은 꾸준히 제기됐으나 막상 국내 금리 인상까지 현실화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면서 향후 금융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9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달과 다음 달 국내 10대 그룹의 만기도래 회사채 물량은 6조원을 조금 웃돈다.

월평균 기준으로 크게 많은 정도는 아니지만, 금리 인상을 앞두고 서둘러 발행에 나서야 하는 기업으로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미 국고채 금리는 3분기 북한 관련 리스크로 변동성이 커졌고, 기준금리 인상 이슈가 불거지면서 크게 출렁이고 있는 상태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초 1.6%대에서 꾸준히 상승해 지난달 26일 연중 고점을 찍고 전일 2.151%를 기록했다.

회사채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국고채 금리가 위쪽으로 튀면서 회사채 금리 또한 동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에 금융비용 상승이 불가피해지면서 기업들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올해 증협 최종호가 수익률 추이(국고3년, AA- 회사채3년)>

아울러 기관투자자들이 지갑을 닫는 '북클로징' 추세가 가속할 수 있다는 점도 국내 기업들이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운 이유 중 하나다.

증권사 관계자는 "향후 금리 인상이 추가로 단행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기관투자가 관망세에 들어갔다"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회사채 발행을 연기하고 내부자금으로 상환한 후 앞으로 상황을 지켜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자칫 투자자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희망금리밴드 상단에서 발행 스프레드를 확정해야 하는 만큼 더 높은 이자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회사채 발행에 선뜻 나서기도 힘든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금리 수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이미 반영된 부분도 있고, 내년에도 금리가 계속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섹터 전반적으로 현금을 여유 있게 보유한 기업이 그리 많지 않아 현금상환이 늘어나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업들은 회사채를 발행하고 싶어도 기관들은 기다려보자는 입장이기 때문에 일단 다가오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결과를 지켜본 이후에 추가적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마지막 금통위는 이달 30일에 열린다. 앞서 지난달 열린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을 암시하는 의견이 나온 바 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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