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한국은행이 이번 주 여러 채널을 통해 채권시장 참가자들에게 매파 시그널을 보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이달 7일 '2017년 19차(10월 19일 개최)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발표를 통해 소수의견을 낸 이일형 위원 외에도 두 명의 금통위원이 '조만간 인상'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금통위 의장인 이주열 한은 총재가 의견을 밝히지 않은 점을 고려한다면 금리 인상론이 3명, 신중론이 3명으로 팽팽하게 맞섰다는 의미다.

하루 뒤인 8일에는 그간 '중립' 성향으로 분류됐던 함준호 위원이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다.

함준호 위원은 "글로벌 중립금리 상승과 더불어 국내 실질 중립금리도 상승압력을 받으면서 통화완화 정도 조정 필요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저성장·저물가에 대응해 확대해온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조정할 수 있는 여건이 점차 조성돼가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국내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고 물가도 목표 수준의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한은이 이번 주 내내 시장에 매파 신호를 보낸 것과 관련해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장 참가자들에게 알리려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원 중 중립 성향이 2명이고, 나머지 위원은 기준금리 인상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며 "11월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에 나온 한은 발 이벤트들을 고려할 때 11월 기준금리 인상 관측이 굳어지는 느낌"이라며 "시장이 이런 상황을 가격 변수에 반영하는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선 그러나 매파 성향으로 기운 금통위원이 다수 있었지만, 소수의견 개진은 하나뿐인 점을 들어 한은이 아직 기조적인 금리 인상이 가능할지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공 연구원은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져야 결과가 나오는 것인데, 소수의견을 내놓은 금통위원은 한 명뿐이었다"며 "이는 위원들이 추세적이거나 기조적인 금리 인상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이런 관측은 이주열 총재의 최근 발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 23일 한은 국정감사에서 기준금리 인상 문제와 관련해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인 2.8~2.9% 수준에 도달할 경우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나 통화정책완화 정도의 축소가 기조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을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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