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국민연금 기금운용역의 잇따른 이탈 속에 성과보수체계 개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세계 5위의 공적 연기금인 미국 캘퍼스(CalPERS)가 성과체계를 개편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캐나다 CPPIB의 기금운용 성과보상체계 개편에 이어 최근 미국의 캘퍼스도 보상체계를 개편했다.

캘퍼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주 정부 공무원, 교육공무원, 지방 공공기관 직원의 퇴직연금과 의료보험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1932년 설립 이후 지난 6월 말 현재 3천235억 달러(한화 약 370조 원)를 운용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연기금이며 일본의 GPIF, 노르웨이 GPFG, 한국 국민연금, 네덜란드 ABP에 이어 세계 다섯 번째 규모다.

기존 캘퍼스가 오랜 기간 유지한 보상체계는 기본급과 성과급, 특별보수로 구성돼 있다.

전문 컨설팅을 통해 더욱 단순하고 투명성이 높으며, 인재 유치를 위한 보상체계로 개편하고자 캘퍼스는 작년부터 논의를 진행했다.

캘퍼스는 총 보상 차원에서 기존 성과보수체계에서 일관성을 갖되, 조직에 전체의 장기 전략 성취와 통합된 목표달성에 보다 초점을 둔다는 개편안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기본급을 높이고 성과급에서 투자수익률의 반영 비중은 낮춘 반면, 조직이나 개인의 핵심목표 평가를 강화했다.

성과측정 기간을 기존 3년에서 5개년도로 확장해 장기간의 투자목적 달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편됐다. 해외연기금들이 성과측정을 장기적으로 늘리는 추세와 달리 국민연금은 3개년도 성과를 반영하고 있다.

캘퍼스는 또 벤치마크에 비용을 반영해 비용이 고려된 초과성과를 측정하고 이에 따라 성과급 지급률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존 0bp 이상부터 지급되던 성과급이 개편 후에는 -15bp부터 지급돼 성과급 지급 범위가 확대됐다. 목표 초과수익률은 +20bp에서 +5bp로 축소됐다.

마이너스 성과까지 확대해 성과급 지급 가능성을 높였지만, 전체 성과급 내에서 수익률을 통해 받는 성과급 비중을 낮춰 성과급 지급이 과도하게 이뤄지지 않도록 했다.

특히 초과성과가 늘어날수록 주는 성과급 지급률 증가를 체감하도록 해 목표달성을 위한 유인은 제고하되, 목표 이상 분은 과도한 위험추구행위를 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또, 기존 0% 이하의 수익률을 기록했을 경우 성과급 지급을 축소하거나 취소할 수 있었던 것을 기금 전체 수익률이 마이너스 성과인 가운데 초과성과도 마이너스인 경우에 성과급 지급을 축소하거나 취소하도록 변경했다.

황정욱 부연구위원은 "캘퍼스는 조직 전체의 통합된 목표와 기금 전체의 성과목표를 위해 보상체계를 구축했으며 시장에서 인력유치와 유지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보상철학과 목표를 일부 변경했다"며 "합리적인 보상체계를 통해 관련 업계나 비교그룹과 인력유치에서 경쟁력을 갖춰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해 장기적인 조직역량 강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위원은 "국민연금도 캘퍼스와 같이 거대 규모의 기금을 운용한다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고 우수한 인재 유치와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최선의 기금운용과 보상체계는 존재하지 않으며, 변화하는 투자환경에 따라 그 체계를 지속해서 점검하고 변경해 나가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캘퍼스는 전체 자산 중 위험자산 비중이 67.5%에 이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으며, 위험자산으로 주식의 투자비중이 약 48.3%이며, 대체투자 비중은 19.2%, 안전자산인 채권 투자비중은 19.4%다. 주식과 채권을 줄이고 대체자산 비중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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