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존 컨리프 부총재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은 역(-)의 관계가 있음을 의미하는 '필립스곡선'을 신뢰할 수 없어 이달 초 금리 인상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그는 14일(현지시간)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소사이어티에서 한 연설에서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중요한 지침이 되는 필립스곡선의 형태와 기울기 등에 대한 불확실성을 고려해 자신은 금리 인상에 반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컨리프 부총재는 필립스곡선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최근 수년간 실업률이 임금 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지 못한 점을 고려할 때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은 통화정책위원회(MPC)의 집합적 전망을 밑돌 위험이 적지 않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실업률과 임금의 관계가 현저히 소멸한 것은 영국 등 선진국에서 "핵심적인 수수께끼의 하나"라면서 노동시장의 유휴노동력(슬랙)이 과소측정되고 있거나 필립스곡선이 아예 없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컨리프 부총재는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은 현재 낮은 수준"이라면서 파운드화 가치 하락에 따른 2차 효과가 없고, 기대 인플레이션은 역사적 평균 근처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실업률 하락에 따라 임금이 오른다는 분명한 증거가 나타날 때까지 통화정책 긴축을 미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금리 인상에 반대한 것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후 시나리오와 관련된 특별한 전망을 반영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앞서 BOE는 이달 2일 열린 정례 MPC에서 9명 중 7명의 찬성으로 기준금리를 0.50%로 25bp 인상했다.

10년 만에 내려진 금리 인상 결정에 컨리프 부총재와 데이비드 램스덴 부총재는 금리 동결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행사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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