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그리스와 아르헨티나 부도 위기로 큰돈을 만졌던 월가의 헤지펀드가 이번에는 베네수엘라 정국 불안을 이용해 6천만달러(약 653억원)를 벌어들이는 대박을 쳤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신흥시장 부채위기에 전문성을 갖춘 그레이록 캐피털은 지난 8월 베네수엘라 정국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기회를 포착했다. 당시 많은 투자자는 베네수엘라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처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국영 석유기업(PDVSA)의 채권을 투매했는데 이 헤지펀드는 이들과 반대로 판단한 것이다.

그리스와 아르헨티나 부채위기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그레이록은 PDVSA의 채권에 대한 투매가 과도하다고 판단했으며 올해 11월 초 만기를 맞는 이 단기채권은 결국 상환될 것이라는 데 베팅했다.

WSJ은 그레이록이 이미 PDVSA의 채권을 일부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 8월 채권가격이 1달러당 75센트까지 급락하자 "집중적으로 매집했다"고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지난 6월 1달러당 90센트를 상회했던 해당 채권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둘러싼 정국이 악화하면서 지난 8월 초 71.5센트까지 급락한 뒤 이내 90센트대를 회복했다.

이 같은 험난한 과정을 거쳐 결국 베네수엘라는 PDVSA 채권의 원금 11억달러를 전액 상환했다. 이 채권은 마두로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국채를 전면 재조정하겠다고 발표하기 전 베네수엘라가 마지막으로 상환한 채권이었다.

그레이록은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지난 8월부터 해당 채권가격이 내려갈 때마다 지속해서 매집한 끝에 3개월 만에 약 35%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이는 대략 6천만~6천500만달러에 이른다.

WSJ은 "베네수엘라는 그레이록이 지난 몇 년간 투자한 지역 중 가장 수익률이 높은 곳이었다"며 "베네수엘라 투자로 1억달러 이상을 벌었다"고 전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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