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가 과거 금통위에서 이렇게 미소를 지었을까 싶을 정도로 해맑은 모습이 사진으로 포착됐다.
오전 9시 53분,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1.50%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총재의 미소가 준 힌트는 빗나가지 않았다.
이날 이 총재는 왜 이렇게까지 환한 미소를 지었을까. 이 총재의 임기 내 활동을 돌이켜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2014년 4월, 이주열 총재는 취임식에서 "통화정책의 핵심은 경제주체의 기대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있다"며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정책 운용을 통해 정책 효과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주열 총재 주재로 열린 첫 금통위에서는 "국내총생산(GDP) 갭의 마이너스 폭이 축소되고 수요측면 물가 압력이 발생한다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취임 초부터 매의 본성을 드러냈다.
하지만 한은의 금리 인상은 이 총재 취임 이후 한 번도 이뤄지지 못했다. 2014년에는 디플레이션 우려, 2015년에는 세월호 사태, 2016년에는 메르스가 금리 인상의 발목을 잡았다.
2017년 6월, 이 총재는 창립기념사에서 다시 한 번 긴축을 시사했다. 그는 "경기회복세가 지속하는 등 경제 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에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 조정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이런 가능성 검토를 면밀히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직원들에게 말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한은의 금리 인상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8월과 9월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등 한국을 보는 해외 시각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한은은 기다려야만 했다. 10월 초 이 총재는 "경기회복세를 확신할만한 단계에서 북한 리스크가 커졌다"며 고민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마지막으로 인하한 지 17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주열 총재가 취임한 2014년 4월 이후 3년 8개월 만에 첫 금리 인상이다.
이주열 총재는 금리 인상 이후에도 매파 성향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성장세가 견실할지, 물가 상승세가 목표 수준으로 근접해가는지를 가장 먼저 볼 것이다"며 "금융안정도 고려할 요인이다"고 말했다.
낮은 물가상승률에도 금리를 올린 배경에 대해 이 총재는 "중장기적으로 경제 회복세가 지속하면서 수요압력이 커지고, 점차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갈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통화정책 방향에 언급된 '신중히'라는 표현에 대해 그는 "경기와 물가를 가장 중시해서 보지만, 경제 여건의 변화도 보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봐야 한다"며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으므로 신중히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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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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