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이 올해 금리인상이 올해 세차례 이뤄지면서 신흥국 자본유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서울환시에서는 달러 역송금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15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환율 일별거래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12월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달러-원 환율은 1,080.00~1,095.00원 사이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환시에서 주식자금이 일부 역송금으로 나타났으나 채권자금은 12월들어 오히려 유입됐고, 달러화는 무거운 흐름을 이어가면서 자본유출의 조짐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6일부터 1조3천억원 넘게 주식을 순매도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달러-원 환율은 1,096.20원에 고점을 찍은 후 1,083.50원까지 하락했다. 약 12.70원 하락했다.

외환딜러들은 코스피에서 외국인투자자의 차익실현성 주식순매도 규모에 비해 서울환시의 역송금 규모는 적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 채권 자금은 빠져나가기보다 12월초 오히려 들어왔다.

외국인이 주식 순매도를 이어가던 6일부터 14일 사이 외국인 채권투자는 2조268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잔존만기 1~2년 이내 단기채권을 중심으로 매수한 것으로 봤다.

외국인 주식자금이 서울환시를 통해 일부 유출됐다 하더라도 외국인 채권자금이 들어와 이를 상쇄하면서 자본유출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은 셈이다.

서울환시에서 달러매수세는 위축됐다.

연말 수익을 확정하는 북클로징에 포지션플레이가 줄어들면서 달러화가 좁은 레인지에 머물렀다.

글로벌 달러화도 미국 금리인상 직전까지 강세를 보였으나 점차 약세로 돌아섰다.

주요 10개국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낸 달러인덱스는 12월초 92대에서 94대로 올랐지만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는 93대로 하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9달러대에서 1.17달러대까지 하락했지만 미 금리인상 직전에는 다시 1.18달러대로 올랐다.

외환딜러들은 서울환시에서 외국인 자본유출의 조짐이 없는 것은 이처럼 주식, 채권시장의 역송금이 활발하지 않았고, 글로벌 달러 약세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쌓이고,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100%였지만 달러-원 환율은 오히려 하락했다는 것은 그만큼 빠져나가는 돈이 없다는 의미"라며 "외국인 주식매도가 역송금 수요로 연결되지 않고, 원화로 쌓여있을 가능성이 농후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전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인상하면서 미국은 올해 세차례 인상횟수를 채웠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내년에도 3회 금리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한·미 금리차가 축소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역전된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에서 차익거래에 나설 유인은 축소된다.

외국인 차익거래유인은 내외금리차에서 스와프레이트를 뺀 수치다. 내외금리차가 축소될수록, 스와프레이트가 상승할수록 차익거래유인은 줄어든다.

하지만 내외금리차 만으로 자본유출이 확대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이 단순히 금리차를 이유로 자금을 뺄 정도로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전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2017년 12월)'에 따르면 올해 11월말 기준으로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잔액은 634조4천억원으로 시가총액의 33.8%를,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은 99조6천억원으로 전체 발행잔액의 5.5%를 차지했다. 주식, 채권 자금 모두 전년말 대비로 비중이 상승했다.

이에 한은은 우리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와 기업실적 개선 기대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자금이 꾸준히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 한은 관계자는 "시장 금리가 정책금리를 따라온다는 것을 전제로 길게보면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에 내외금리차가 축소될 수 있다"며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도 미달러, 유로, 엔화 일부 신흥국 안전한 통화 등으로 자산을 다변화려는 수요가 있고, 경제여건이 좋은 국가의 자산은 꾸준히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원화 절상 기대 등에 따른 자본 유입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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