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지난해 저유가와 정제마진 강세로 호황을 누린 국내 정유업체들이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는 국제유가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겨울철 성수기임에도 유가 상승으로 인해 정제마진이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업계는 1분기 실적 악화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상황이다.

12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25)에 따르면 두바이유는 지난해 6월 43.5달러에서 꾸준히 올라 전일 기준 66.5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12월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연장 합의와 리비아 송유관 폭발사고 등으로 60달러 선을 돌파하더니 최근엔 7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이란 내 반정부 시위가 지속되면서 원유 공급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국제유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분석이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단기적으로 재고평가 이익이 개선되지만 유가 상승 속도가 빨라 정제마진 감소세가 두드러지면서 정유업계는 1분기 실적 악화로 이어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초 6달러대에 머물던 싱가포르 크랙마진은 미국 허리케인 하비 등 영향으로 같은 해 9월 9달러대로 뛰었다. 이후 정제마진은 7달러대로 하락하더니 점차 감소해 이달 첫째 주 6.4달러를 기록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석유제품 수출 쿼터를 전년 대비 30% 이상 늘리기로 결정하면서 향후 점쳐지는 공급 증가 가능성이 수익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 정유사들의 공장 가동 재개도 변수다. 지난해 허리케인 하비로 인해 가동 중단된 공장들이 가동 재개에 나서는 한편 올해 정기보수는 건너뛸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으로 점쳐지는 4~5달러를 하회할 수 있다는 전망치도 내놓고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허리케인 하비 영향으로 77.7% 수준으로 낮아진 미국 정유사 가동률이 지난해 12월 말 96.7%로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세계 원유 하루 소비 소비량 가운데 1.9%에 해당하는 180만 배럴을 줄이겠다는 OPEC의 감산 효과에 따라 국제 원유가격은 지난해 53달러에서 70달러를 내다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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