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위안화가 역내외 시장에서 급등세를 보이는 것은 유로화에 대한 글로벌 달러 약세와 분데스방크의 위안화 준비통화 편입 소식, 인민은행의 '역주기 조절 요소' 반영 철회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중국외환거래센터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이날 중국의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6.4372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 가치가 2015년 12월 11일 이후 최고치로 치솟은 것이다. 4거래일간 기준환율에서 위안화 가치는 1.3%가량 절상됐다.

역내와 역외 시장에서도 위안화는 달러화에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역내 위안화는 달러당 6.4440위안 근처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이는 지난 9일 거래 마감가인 6.5207위안보다 1.2%가량 절상된 것이다.

역외에서 거래되는 위안화는 전날 한때 6.4107위안까지 올랐다. 이는 9일 종가 이후 1.9%가량 절상된 수준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주 매파적 성향의 통화정책 의사록을 발표한 이후 유로화가 랠리를 보이면서 미 달러화를 내다 팔고 있다고 말했다.

ECB 위원들은 작년 1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앞으로 정책 경로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선제 안내를 점진적으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했다.

이는 올해 9월까지 연장된 양적완화(QE)의 조기종료 가능성을 시사해 유로 매수-달러 매도에 불을 지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에릭 로버트젠 글로벌 외환 및 금리 담당 헤드는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달러 약세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ICE달러지수는 지난 9일부터 전날까지 2.4% 급락했다.

지난주 인민은행이 위안화 기준환율 산정 때 도입했던 '역주기 조절 요소'를 배제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시장의 변동성을 억제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미즈호은행의 켄 청 선임 아시아 외환 전략가는 인민은행이 역주기 조절 요소를 배제하기로 하면서 양방향 변동성이 높아졌고, 유로화 강세에 따른 위안화 충격이 더욱 증폭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환경에서는 유로화가 약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위안화도 상승 모멘텀을 지속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청 전략가는 위안화 지수가 94.75 수준으로 안정적인 추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당국이 위안화 강세를 용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역주기 조절 요소의 배제는 시장에 더 큰 유연성을 두겠다는 뜻으로 당국은 시장의 변동성을 어느 정도 용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분데스방크가 위안화를 준비통화에 편입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위안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안드레아스 돔브레트 분데스방크 이사는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 파이낸셜 포럼에서 분데스방크가 위안화를 준비통화에 편입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분데스방크는 아시아 지역 밖에서 위안화를 준비통화로 활용하는 첫 중앙은행이 됐으며 이는 위안화에 대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관심을 더욱 증폭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 14일 인용(殷勇) 인민은행 부행장이 앞으로 국경 간 결제의 정책적 장벽을 없애고 위안화 사용에 대한 통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밝혀 위안화의 국제적 사용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를 높였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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