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분기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

한은 "경기 흐름은 견실한 상승세 지속"

(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강수지 기자 = 작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9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실질 GDP가 1.5%로 7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와 추석 장기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7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작년 4분기 GDP는 전 분기보다 0.2%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1.5%보다 1.7%포인트 떨어진 수치이며, 지난 2008년 4분기 -3.3% 성장을 기록한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4분기의 전년 동기대비 성장률은 3.0%로 집계돼 3분기의 전년 동기대비 성장률 3.8%보다 0.8%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반기 기준으로 작년 상반기 성장률은 2.8%, 하반기 성장률은 3.4%를 나타내고 있어 경기 상승세는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높아졌으나 건설투자와 수출이 감소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작년 4분기 민간소비는 준내구재와 비내구재를 중심으로 전기대비 1.0% 증가했다.

그러나 건설투자는 건물 및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3.8%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기계류가 줄면서 0.6% 감소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연구개발 및 소프트웨어 등이 늘어 1.3%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가 늘었으나 자동차 등이 줄어 5.4% 감소했으며, 수입도 기계류 등을 중심으로 4.1% 줄었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과 건설업이 감소로 전환했다.

농림어업은 채소류 등의 생산이 늘어 2.2% 증가하고, 전기 가스 수도사업도 전력 사용량이 늘어 0.6% 증가했다.

그러나 제조업은 자동차 등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2.0% 감소했고, 건설업은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1.5%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부동산 및 임대업이 줄었으나 정보통신업과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이 늘며 0.4%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의 기여도는 0.5%로 전기보다 높아졌지만 수출의 기여도는 마이너스(-) 2.3%로 하락 전환했다. 정부의 기여도는 0.1%를 나타냈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제조업생산에서는 재화 수출이 3분기 큰 폭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와 추석 연휴 등 불규칙 요인으로 줄어들었다"며 "순수출 기여도가 줄어들었지만, 순수출 자체는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유가 상승과 설비투자 확대로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들면서 기여도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투자는 그동안 높은 증가세를 보인 반작용과 SOC 예산 축소, 부동산 거래 감소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3.1%였다. 지난 2014년 3.34%를 기록한 이후 3년 만에 3%대 성장세를 회복했다.

민간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 건설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고, 설비투자가 큰 폭 증가로 전환한 영향을 받았다.

경제활동별로는 서비스업의 증가율이 낮아졌으나 제조업의 증가 폭이 확대되고 건설업도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한편, 지난 4분기 실질 국내 총소득(GDI)은 실질 GDP가 줄고 교역조건이 악화함에 따라 1.3% 감소했다.

정규일 국장은 "그동안 유가 하락이 교역조건 개선에 크게 기여했는데, 2016년 이후 유가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교역조건에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작년 실질 GDI는 전년 대비 3.4% 성장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 등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으로 실질 GDP 성장률을 웃돌았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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