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삼성물산은 올해 상반기 3천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다가온다. 제일모직과의 합병 후 부채 감축에 돌입한 삼성물산은 실적 개선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시장참가자들은 사업회사와 지주사 역할을 함께 하는 삼성물산이 어디에 비중을 둘지 주목하는 모습이다.

20일 연합인포맥스의 발행사별 채권 발행 만기 통계(화면번호 4290)를 보면 삼성물산은 다음달 8일 1천500억원의 채권(삼성물산101-2) 만기가 돌아온다. 지난 2013년에 발행한 5년물이다. 뒤이어 4월에도 같은 규모의 5년물 회사채인 삼성물산106-2가 기다리고 있다.

국내 건설사 중에서는 남은 상반기에 가장 많은 회사채 만기를 소화해야 하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삼성물산에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다. 삼성물산은 작년 하반기에도 같은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맞았고 이전 반기에는 만기 규모가 7천억원이 넘었다. 2016년에는 총 8천800억원 회사채의 만기가 도래했다.

삼성물산은 회사채 만기에 대부분 현금상환으로 대응했다. 재작년에는 삼성물산의 회사채 5년물 금리가 1%대를 나타낼 정도로 금리가 낮았고 작년도 선전했지만, 부채 감축에 우선순위를 뒀다. 이로써 회사채 잔존액은 2015년 말, 3조4천800억원에서 현재 2조4천300억원까지 줄었다.





삼성물산의 작년 말 부채비율은 95%다. 2년 새 36.31%포인트를 낮췄다. 순차입금 비율은 15%를 밑도는데 같은 기간 반 토막으로 떨어졌다. 현금성 자산은 3조원 내외까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영업이익률이 오르면서 재무 개선에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의 작년 영업이익(8천813억원)은 전년보다 여섯 배 이상 뛰었다. 작년 마지막 분기에는 합병 이후 최대 분기 영업이익 기록을 세웠다. 건설부문의 영업이익률이 5.6%까지 올라 중심을 잡고 있다.

삼성물산이 다음달 '삼성물산101-2' 채권의 만기를 보내면 상장 채권 중 3%대 금리 채권은 네 종목밖에 남지 않는다. 나머지 3%대 금리 채권이 모두 5년물인데 현재 이 만기의 삼성물산 채권 금리가 3%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일정 부분 차환(만기 연장을 위한 새로운 채권 발행)이 출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시장참가자들은 삼성물산이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기에 방향성이 어디로 잡힐지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일정 기간 단순히 이자비용을 줄이겠다는 자세로 나오면 중단기 구간으로 발행해도 무방하고 무엇보다 앞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에서 어떤 움직임이 나올지가 관건이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이 상당한 삼성물산은 그때그때 대응하기보다 방향성을 잡고 밀고 나가는 방식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jh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