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23일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에 1년 4개월 만에 최저치(엔화 가치 기준 최고치)로 추락했다.

오후 3시 11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뉴욕 전장 대비 0.46엔(0.44%) 급락한 104.81엔을 기록했다. 지난 2016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의 대미 투자도 제한하는 강경 조치를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는 무역전쟁이 두렵지 않다며 강경 대응에 나섰고, 3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상품에 보복관세를 예고했다.

세계 양대 경제 대국의 무역전쟁이 현실화되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졌고 안전통화인 엔화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여기에다 트럼프 대통령이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경질했다는 소식도 달러-엔 하락을 부채질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환율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달러-엔을 105엔대로 되돌려놓기엔 역부족이었다.

BMI리서치는 달러-엔 환율이 연초 112엔대에서 꾸준히 하락했다며 "기술적 관점에서 볼 때 이와 같은 트렌드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100엔이 다음 달러-엔의 지지선이라고 판단했다.

가이타메닷컴종합연구소의 칸다 다쿠야 조사부장은 "미중 무역마찰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자세를 조금씩 완화할 수 있으나, 미국 내에서 무역 불균형 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무역정책의 방향이 생각보다 쉽게 변하지 않으리라고 전망했다.

이날 달러화는 엔화뿐만 아니라 유로, 파운드 등 다른 주요 통화 대비로도 약세를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0.0033달러(0.27%) 오른 1.2334달러를, 파운드-달러 환율은 0.00216달러(0.15%) 상승한 1.41179달러를 기록했다.

미즈호은행은 시장의 관심이 이미 달러-엔 100엔 붕괴 시기로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은 달러-엔이 올해 상반기 중 100엔대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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